지난해 취업자 수가 30만 명 넘게 늘었지만 2020년 이후 3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에는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 명 초반대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1만8000명 감소한 뒤 2021년 36만9000명 늘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의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게 증가한 것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4만3000명 줄어 2022년(+13만5000명)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4만3000명 감소는 2020년(-5만3000명) 이후 가장 큰 감소폭으로 지난해 수출 부진이 제조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동산업(-1만8000명), 건설업(-9000명) 취업자도 줄었다. 반면 돌봄 수요의 증가와 일상 회복에 따른 외부 활동 증가 등으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3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11만4000명)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폭을 크게 웃돌았다. 50대(+5만9000명), 30대(+5만4000명) 등에서도 취업자 수가 늘었다.
반면 청년층은 9만8000명 줄어 2020년(-18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청년 인구의 감소와 전년 기저효과 탓이다. 40대 취업자도 5만4000명 줄어 2022년(+3000명)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성별로는 여성 취업자 수가 30만3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ㆍ복지 서비스업 등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남성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늘었다.
통계청은 지난해 60세 이상, 여성, 보건ㆍ복지 등 서비스업이 고용 호조세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상승했다.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0.7%포인트 상승한 69.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78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6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2.7%로 0.2%p 하락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0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5000명 늘었다. 이는 3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며 전달(+27만7000명)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만 명 늘어 2022년 12월(+8만60000명) 이후 12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에도 고용 호조 흐름이 지속되지만 취업자 증가 폭은 작년보다는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취업자 증가 폭이 작년 32만 명에서 올해 23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작년 32만 명에서 올해 21만 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ㆍ고물가 장기화로 고용과 더욱 밀접한 내수 증가세가 둔화돼 고용 여건이 작년에 비해 약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양호한 고용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청년ㆍ여성ㆍ중장년 맞춤형 일자리 정책을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