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 아웃’ 우려…전기차·HEV 등 전동화로 대응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 시장의 핵심인 현대차·기아가 전동화 중심의 시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동차·기아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내수 판매량이 감소했다. 감소폭은 현대차 11.7%, 기아 10.7%로 모두 10%를 웃돈다. 2023년 양사가 동시에 전년 동월 대비 판매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이 유일하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91.4%(국내 완성차 5사 중)를 차지한 현대차·기아가 동시에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며 업계에서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피크아웃(하락 전환)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양사는 전날 공시를 통해 작년 판매량보다 줄어든 2024년 내수 판매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국내에 76만2077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70만4000대를, 56만3660대를 판매한 기아는 53만 대를 연간 판매 목표로 설정했다. 작년 판매량 기준 각각 7.6%, 6.0% 낮은 수준의 목표다.
이처럼 올해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 전략을 세우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성장세가 더뎌진 전기차는 보급형 전기차로 수요에 대응하며, 최근 수요가 높아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사가 내년에 출시할 전기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아이오닉 7(이상 현대차), EV3·EV4(이상 기아) 등이다. 아이오닉 5, EV6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내년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2000만 원에서 4000만 원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캐스퍼 일렉트릭, EV3·EV4 등 보급형 전기차를 통해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이 높은 가격 문제로 성장세가 둔화하는 만큼, 대당 영업이익이 줄어들더라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디젤, 가솔린 모델만 있는 팰리세이드에 새로 개발 중인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새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 기아 카니발처럼 하이브리드 수요 대응을 위해 기존 모델에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얹는 셈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판매 목표는 국내외 환경, 수요 예측 등 여러 환경을 고려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이유와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향후 기업설명회(IR)를 통해 명확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