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퇴출제도 합리화를 위한 상장규정 개정안’ 도입 영향
올해 상장폐지된 종목이 36개로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상장폐지 비중이 늘어나고, 완전자회사화, 편입 등에 따른 상장폐지가 늘어나는 등 감사의견 거절 혹은 상폐 요건 발생에 따른 상장폐지 건수는 줄어들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장폐지된 종목은 36개로, 지난해 40개 대비 4개 줄었다.
폐지사유별로 보면 스팩소멸합병에 따른 피흡수합병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감사의견 거절, 스팩 상장예비심사 청구서 미제출에 따른 상장폐지가 각각 7건, 자회사화 및 완전자회사 편입 등에 따른 상장폐지가 6건이었다.
또한,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해 퇴출된 사례는 2건이고, 자진 상폐는 오스템임플란트 1건이었다.
지난해 대비 상장폐지 건수도 소폭 줄어든 가운데 폐지사유 역시 달라졌다. 지난해 가장 많았던 폐지사유는 감사의견 거절(10건)이었고,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해 퇴출된 사례도 5건이었다. 상폐 요건에 따른 시장 퇴출이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는 거래소가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한 ‘퇴출제도 합리화를 위한 상장규정 개정안’이 다소 효과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규정 개정에 따라 이전 자본잠식, 자기자본, 매출액 등 재무 관련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 즉시 상장폐지가 아닌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거치게 됐다.
또한, 정기보고서 미제출이나 거래량 미달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이의신청을 허용하고 사유해소 기회를 부여하는 등 상장폐지 사유 이의 신청 기회도 확대됐다.
올해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심사를 거친 뒤 상장유지 결정을 받은 상장사는 대양제지, 휴림에이텍 등 12개사다.
다만, 상장폐지 요건 완화 등에 따른 시장 퇴출 감소가 건전성 측면에서는 악영향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관계자는 “부실한 종목이 오래 남아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퇴출이 빠르게 이뤄지고 진입할 기업들이 빠르게 진입해야 시장 건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