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들의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발행이 다시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여전채 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채권 발행을 늘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조달 구조 다양화를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도 대폭 늘렸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가 발행한 ESG 채권은 총 2조3500억 원으로 지난해(1조8250억 원) 대비 5250억 원 늘었다.
ESG 채권을 가장 많이 발행한 카드사는 우리카드로 1조2000억 원의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KB국민카드(3300억 원) △하나카드(2600억 원) △삼성카드(2500억 원) △현대카드(2500억 원) △롯데카드(600억 원) 순이었다. 신한카드는 ESG 채권 대신 3200억 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사회적 채권으로 발행했다. 저신용자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금융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ESG 채권은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 목적에 따라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분류된다. 일반 채권과 달리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특수한 목적에 쓰인다. 금융거래 대상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ㆍ저신용자다.
수신 기능이 없어 조달로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카드사 입장에서 ESG 채권의 활용 가치는 높은 편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발행하지만, 조달비용 절감화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정책과 함께 환경, 공공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제고하면서도 낮은 이자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ESG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커진 점도 발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ESG 경영이 우수한 기관의 채권에 국제적 연금, 기관투자자들의 투자가 높아서다. 추후 ESG 정보 공시가 의무화될 것에 대비해 기업 차원에서 ESG 채권 발행을 통해 기업 전략을 수립한다는 분석이다.
여전채 발행액도 늘렸다. 10월 말 기준 여전채 3년물 AA+ 금리는 4.9%까지 올랐으나 11월부터 하락해 이달 초 4.090%까지 내려왔다. 여전채 금리가 하락하자 카드업계는 11월에만 2조6500억 원의 여전채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조달 여건이 좋을 때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라며 “당국의 상생금융 정책에 발맞춰 ESG 채권 발행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