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서는 시장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들과 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파트너십,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방법도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디지털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렸다. 디지털헬스케어는 미래 의료의 핵심 기술로 꼽히지만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구체적인 사업화 모델을 발굴할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한 자리가 마련됐다.
디지털헬스케어의 큰 축은 소프트웨어로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국내에서는 올해 에임메드와 웰트의 불면증 치료제가 1, 2호로 허가받았고, 10월에는 보험적용 방안이 발표된 바 있다. 처방은 빠르면 이달 늦어도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수익 창출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세계 최초 디지털 치료기기 미국의 페어테라퓨틱스는 경영난으로 파산했고, 아킬리 인터렉티브는 인원을 감축했다. 국내서도 디지털 치료기기가 허가를 받고 보험에 적용됐지만 수익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진우 하이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의 구조를 이해하고, 이와 관련된 이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의료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병원, 보험회사, 환자, 보호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혼자가 아니라 의사, IT 기술자 등과 공동 작업을 통해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헬스케어산업, 디지털 치료기기의 핵심인 데이터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제약사, 병원, 기업까지 약을 만들거나 환자를 치료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수집한 데이터를 파일럿으로 제공하고, 해당 기업이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하면 서비스를 오픈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포맷으로 수출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데이터를 활용하면 제약사는 임상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고, 병원에서는 환자 맞춤형 정밀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도 의약품처럼 파트너십, 라이센싱,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트는 올해 5월 페어테라퓨틱스의 편두통 파이프라인을 5만 달러(약 7000만 원)에 인수했다.
강 대표는 “투심이 얼었다고는 하지만 시장이 안 좋은거지 기업의 기술 꼭 나쁜 건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가치가 떨어진 세일 기간이다.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을 지금 매수해 나중에 성장했을 때 호재로 작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한발 앞서 디지털 치료기기 제도를 수립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찌감치 디지털 치료기기 수가 제도를 만들었고, 올해 10월에는 디지털 치료기기,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디지털 헬스 기술에 관한 자문위원회를 설립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관련 제도를 운영 중이다.
강 대표는 “내부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제도에 맞춰 공략하기로 했다”며 “유럽에서는 시밀러, 미국에는 약과 같이 처방될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그런 부분을 참조하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했다. 김진우 대표와 강성지 대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 연구원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