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석사 취득…울산서 ‘넥쏘’ 생산 지휘
“상용 부문 수소 중요성 커…퍼스트 무버 돼야”
어려움 겪는 전주공장 수익 공장으로 만들 것
“이미 상용 사업은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만이 살 길이고 수소연료전지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995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시작을 함께한 자타공인 ‘상용차 전문가’ 임만규 전주공장장이 지난 1일 수소상용차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공장장은 완성차 업계에 본격적인 전동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수소연료전지가 친환경 전동화의 한 축이 될 것으로 판단해 2008년 연료전지 석사 학위를 따는 등 관련 준비를 착실히 이어왔다.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울산5공장에서 ‘넥쏘’ 생산을 주도하기도 했다.
임 공장장은 “2050년까지 RE100(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협약), 탄소 배출 제로(0)를 달성해야 한다”며 “(충전을 위해) 운행을 멈출 수 있는 버스와 달리 주야가 없는 화물의 경우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기에 무조건 연료전지 쪽으로 가야한다”며 수소상용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소차(승용 기준)의 경우 충전 시간이 약 10분 정도로, 급속 충전으로만 30~40분 이상 걸리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짧다. 상용차에게 휴차는 곧 수익 중단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
다만 전기차에 비해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전기차의 경우 충전기 대수가 20만 기를 넘어선 반면 수소 충전소의 경우 현재 159곳에 불과하다.
임 공장장은 “(수소차는) 아직까지 인프라 구축이 부족하다. 인프라가 구축되고 충전에 문제가 없다면 편하게 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개별 기업이 하기엔 어려운 만큼 초기 인프라 구축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전동화 상용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가 과감한 투자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는 만큼 수소상용차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용차의 약진으로 2013년 기준 현대차·기아의 상용차 시장 점유율은 약 80% 수준에서 최근 40%까지 줄어들었다.
임 공장장은 “중국이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진행하며 상용 쪽에서도 배터리, 모터, 감속기 등의 부분이 상당 수준으로 발전돼 있다”며 “이미 상용 사업은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 퍼스트 무버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어 국내 상용차 산업 생존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임 공장장은 “궁극적으로는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보조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청소차 등 관에서 활용하는 차를 연료전지차로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수소차) 대수가 많아지고 생태계가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주공장의 핵심 과제로는 수익성 강화를 통한 흑자 전환을 꼽았다.
임 공장장은 “어쨌든 전주공장이 흑자 전환을 해야한다”며 “내연기관을 친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해서 전주공장에 화물, 버스를 연료전지로 돌리고 수익이 나는 공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공장장으로서 해야 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