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사업부 매각안도 검토
블룸버그통신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SK해운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부채를 포함해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혹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K해운의 개별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올 초 SK해운의 주력 사업인 탱커선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기도 했다.
한앤컴퍼니는 자사가 보유한 SK해운의 지분 가치를 20억 달러 이상(2조6000억 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소식통은 “해당 논의가 초기 단계여서 추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1982년 설립된 SK해운은 원유, 액화천연가스(LNG)와 화물 등을 해상 운송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초대형 원유운반선 30척을 보유한 국내 1위 탱커선사업자다. 지난해 매출은 18억 달러, 자산은 55억 달러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2018년 글로벌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SK해운 지분 79%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를 위해 약 14억 달러의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SK해운의 23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음에 따라 인수·합병(M&A) 규모는 37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당시 한앤컴퍼니의 두 번째 규모 M&A였다. 2021년 기준 한앤컴퍼니의 SK해운 지분율은 71.43%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16.35%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설립된 한앤컴퍼니는 한국에서의 기업 인수와 투자에 중점을 둔 사모펀드 운용사로 105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SK해운 외에 에이치라인해운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해운업계 M&A 시장에는 SK해운 이외에도 현대LNG해운, 에이치라인해운, 폴라리스쉬핑 등 다수의 중형급 해운사 경영권이 매물로 나와 있다.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수년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중형급 해운사만으로는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찾기 어려운 데다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되면서 해외로 매각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국내 1위 해운사인 HMM의 인수전 베일이 벗겨지는 것을 기다리면서 중형 해운사의 M&A는 사실상 보류 상태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23일 실시한 HMM 본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참여했다. 채권단 측은 기업의 재무 상태, 경영 능력, 해운사업 운영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늦어도 이달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