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뜨끈한 국물요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추위로 움츠러지는 심신을 위해선 좋을 수 있지만, 고혈압 환자나 위 관련 질환이 있는 이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은 식사 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금연 등 생활요법의 병행이 필요한 대표적인 질환이다. ‘대한고혈압학회 2023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1230만 명으로 추정된다. 70세 이상 노인은 고혈압 유병률이 60%가 넘고, 60대로 범위를 넓혀도 절반은 고혈압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고혈압은 자체로는 증상이 없지만,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부담이 되고 이를 견디기 위해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되며 심부전 상태가 진행된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하며 혈압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12월에 가장 환자 수가 높게 나타난다.
나트륨 함량이 높은 ‘국물요리’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나트륨이 많이 첨가된 음식을 즐겨 먹으면 단 음식에 대한 욕구도 덩달아 높아져 과체중·비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염분 과다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어 국물 요리 섭취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잦은 국물요리 섭취는 위 관련 질환도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한국인 특유의 식습관으로 인해 위암 호발 국가로 지정될 정도다. 자극적인 음식으로 과다하게 섭취하면 위 점막에 염증을 일으켜 샘암종을 유발할 수 있다.
샘암종은 위점막에서 발생해 대부분 위암의 기원이 된다. 위 점막 염증이 지속하면 위세포가 파괴되고,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위암을 유발하는 전암병변으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트륨 섭취 적정 수준은 식품 100g당 나트륨 120㎎ 미만을 말한다. 뜨끈한 국물이 있는 국밥과 찌개류 등은 나트륨 함량이 높은 편이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장기간 혈압이 조절되지 않고 상승 상태로 유지되면 심부전과 뇌줄중‧신부전 등 합병증은 물론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겨울철 혈압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국밥과 찌개류 섭취는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