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말뿐인 서민금융, 누구를 위한 상생금융인가

입력 2023-11-30 18:16 수정 2023-12-01 08: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상생금융 실천방안을 놓고 정부와 금융권의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지난 29일 은행권은 ‘민생금융지원방안 마련 태스크포스(TF)’를 열었다. 논의는 매주 진행될 예정이다.

상생금융 지원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3월 주요 금융지주는 상생안을 내놨다. 사별로 1000억~2000억 원 규모였다. 당시 ‘이자 장사’ ‘돈 잔치’가 빌미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번에도 데자뷔다. 명분은 ‘손 쉽게’ 이자로 ‘지나치게’ 많이 벌었다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 수위는 더욱 높았다. 소상공인이 은행들 종노릇이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으니 말이다. 당국까지 융단폭격에 나서자 또 다시 납작 엎드려야 했다.

‘시즌 2’ 핵심은 ‘얼마나 내놓느냐’가 됐다. 일부 은행의 상생안이 ‘까인’ 데다 정치권이 일명 ‘횡재세’까지 발의하며 압박하고 있어서다. ‘확인사살’을 위해 금융당국 수장들은 지주회장단과 각 업권별 최고경영자(CEO)를 만났거나 소집할 예정이다.

은행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소상공인과 서민의 생활은 그야말로 ‘바닥’이니 말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 이치에 맞춰 돈을 많이 번 게 무슨 잘못이냐는 질문에는 선뜻 반박할 수 없다.

‘팔 비틀기’든 ‘관치’든 정부의 취지는 선의라고 치자. 하지만 의아한 점이 하나 있다. 상생금융 지원 대상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은행권의 2조 원 규모 상생금융 지원 우선 대상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다. 저신용자, 취약자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8월 기준 매달 3억 원 이상 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내준 곳은 15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곳 줄었다. 전업 카드사들은 카드 한도를 내렸다. 업황이 어려운 만큼 연체 예방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서민금융 창구인 2금융권은 대출문을 좁혔다. 저신용자나 서민들이 고금리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자율적인 사회공헌’을 언급했다. 관치 논란 속 ‘자율’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서민들을 위한 정교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한 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834,000
    • +0.27%
    • 이더리움
    • 4,324,000
    • +1.34%
    • 비트코인 캐시
    • 662,500
    • +2.79%
    • 리플
    • 723
    • -0.28%
    • 솔라나
    • 238,900
    • +2.53%
    • 에이다
    • 672
    • +0.75%
    • 이오스
    • 1,134
    • -0.35%
    • 트론
    • 171
    • -0.58%
    • 스텔라루멘
    • 150
    • -0.6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600
    • +1.78%
    • 체인링크
    • 22,710
    • +1.57%
    • 샌드박스
    • 619
    • -0.3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