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되네요"...1600여명 몰려든 이준석 콘서트 "대구 변화가 정치 변화”

입력 2023-11-26 15:16 수정 2023-11-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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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허은아·천하람·이기인 대구 찾아 세몰이
이준석 “대한민국 정치 새로운 장이 열려”
신당 창당 본격화 “尹, 기대 뛰어넘는 변화 없을 것”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3. 11. 26.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3. 11. 26. (이난희 기자 @nancho0907)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를 찾아 신당 창당 못 박기에 나섰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해 허은아 의원·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대구, 경북 그리고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U’RE FUTURE’을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본 행사 시작 전 행사장에 마련된 1300석 좌석은 꽉 찼다. 이 전 대표 측은 총 1600여 명이 왔다고 전했다. 남성 지지자들이 대다수였고, 아이를 데려온 젊은 부부, 50~60대 여성 등도 있었다. 이 전 대표가 들어서자 관중석에서는 “이준석!”을 외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 전 대표는 관중을 향해 “이게 되네요!”라면서 “오늘 이게 되는 걸 보니까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장이 열린 것 같다”고 외쳤다.

이 전 대표는 연설에서 “대구를 칭송하기도 하고, 대구 시민의 환심을 사려는 발언도 계속된다”며 “대구의 환심을 사고 아부하기 위해서는 1970년대의 산업화까지 되돌아가야 하고, 1950년의 한국전쟁까지 언급해야 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이후에 대구가 끝없는 쇠퇴를 경험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구에 오면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손 한 번 흔들고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그만큼 대구를 얕보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최근 대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면서 “2년 전 전당대회 때 이 엑스코에서 보수정당을 바꾸고, 대선 승리를 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대구 시민은 저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몰아주셨다”며 “저는 당당하게 그 실적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제안을 하고 싶다. 제가 더 큰 전쟁의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구미 산업단지나 대구 지방 국립대 쇠퇴 등 지역 현안부터 채상병 사망 사건, 이태원 참사 등을 언급하며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것이 보수라면, 그리고 이것이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앞으로 막연하게 대구를 칭송하지는 않겠다. 대구의 변화를 때로는 간곡하게, 가끔은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며 “대구의 변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에 소중하기 때문이다. 저는 이 길이 외로울 것이라, 어려울 것이라 생각해서 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李 “국힘으로 대구 나올 일 없어”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토크콘서트 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26.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토크콘서트 하기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26. lmy@newsis.com

이 전 대표는 이날 행사 전에 기자간담회에서 “대구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보수 정치인으로서 말하는 이유는 대구 정치가 바뀌어야 오히려 수도권 정치서 성공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 때문”이라며 “신당 가능성을 말했다. 만약 제가 다른 경우가 있다면, 제가 국민의힘으로 대구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기조 변화를 한다면 신당 창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이나 윤핵관들이 해왔던 정치적 행보를 봤을 때, 일반 국민들이 통상적으로 기대만큼 가는 것과 달랐기 때문에 통상적 기대를 뛰어넘는 수준의 변화가 있을 거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당론은 있지만, 신당은 없다”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을 불식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 “친분관계가 깊은 의원들과 매일매일 많은 대화를 한다. 만약 (신당 창당을) 결정하면 결정 시스템을 일부러 늦게 끌 이유는 없다”면서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고, 이미 공감의 뜻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대구 출마와 관련해서는 “대구 지역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누구 약한지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런 후보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비개혁적일 것”이라며 “대구 출마를 결심하면 명분 있는 곳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신당’에 대한 우호 여론은 높아지는 추세다. 24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신당 창당에 대해 ‘좋게 본다’는 응답이 38%, ‘좋지 않게 본다’는 응답이 48%라는 결과가 나왔다.(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같은 기관에서 실시한 8월 조사 때 보다 ‘좋게 본다’는 응답이 10%포인트 올랐다.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의 19~20일 조사에서 이준석·유승민·김종인 신당 지지율은 24%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3%포인트) 그보다 앞선 데일리안·공정의 13~14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이준석 신당은 16.2%를 차지했다.(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 전 대표 본인도 24일 YTN라디오에서 “20%대를 형성하는 조사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15% 한계선을 넘어서게 되면 실제로 출마자들이 (선거비용에) 부담이 없게 된다”고 말했다.

비관론도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지금 나오는 조사들은 기대감에 수치가 뻥튀기된 것들이 많다”며 “막상 신당이 출연하면 국민들은 ‘이준석’이라는 사람과 새로운 신당을 분리해서 보기 시작할 것이다. 오히려 지금 여론조사 결과 15~20%라는 어중간한 수치가 나오는 것에서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남아 있기도 애매하고,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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