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은행권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하고 금융사 간 퇴직연금 상품 이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면서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납입 한도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은 연말 세액공제 수요 집중 증가에 개인형 IRP 관련 각종 이벤트를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개인형 IRP는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 상품으로, 납입 금액 중 연간 900만 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아 최대 148만5000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올해 연금계좌 세액공제 납입한도가 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가입자에게 기존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확대되면서 세액공제 측면에서는 IRP가 연금저축보다 더 유리하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IRP에 입금하면 적금 상품의 금리 우대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시행 중이다. 개인형 IRP 계좌로 자기 부담금 합산 200만 원 이상 추가 입금하는 경우, 퇴직연금 특별이익 범위 내에서 하나은행 대표 적금 상품인 ‘내 맘 적금’ 금리 우대 쿠폰(세전 연 1.2%, 1년제 정액적립식으로 월 최대 20만 원 불입 시 연간 1만5600원 혜택)을 지급한다. 금리 우대 쿠폰은 발급일로부터 한 달 이내 사용할 수 있고 적용하는 경우 최대 세전 연 5.0%로 ‘내 맘 적금’ 상품 가입이 가능하다. 이벤트는 12월 29일까지다.
우리은행은 개인형 퇴직연금을 비대면으로 10만 원 이상 신규 가입한 고객 중 선착순 1만 명에게 1만 원권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한다. 10만 원 이상 가입, 자동이체 조건을 모두 충족한 전체 고객 중 추가 추첨을 통해 500만 원 여행상품권 등 경품을 제공한다. 이벤트는 12월 31일까지다.
신한은행은 다음 달 15일까지 개인형 IRP 계좌에 가입자 부담금 100만 원 이상 입금하거나 계약이전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LG그램 노트북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개인형 IRP 계좌로 은퇴 자산을 준비하고 연말정산 세제 혜택도 챙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연금자산 관리를 위해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은 개인형 IRP에 신규가입하고 5만 원 이상 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600명에게 베스킨라빈스 쿠폰 1만 원권을 제공한다. 기존에 보유한 개인형 IRP에 추가 입금하거나, 다른 금융회사 개인형 IRP를 광주은행 IRP로 계좌 이체하는 경우, 금액 구간에 따라 신세계상품권을 추첨을 통해 제공한다. 이벤트 기간은 내년 2월 29일까지다.
KB국민은행은 개인형 IRP에 신규가입하거나 타 금융사 퇴직연금을 KB국민은행으로 계좌 이체하는 경우, 개인형 IRP를 기존에 보유한 고객이 추가 입금하는 경우 각각 2000명, 1500명을 추첨해 편의점 모바일 금액권을 제공한다. 경품 추첨을 통해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 중 148명에게 신세계 모바일 상품권도 증정한다. 신규, 계좌 이체 고객은 최소 10만 원 이상의 금액으로 가입해야 하고, 추가 입금 고객은 50만 원 이상 납입해야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는 다음 달 29일까지다.
한편, 정부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7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확정기여형(DC) 또는 개인형 IRP 가입자가 사전에 지정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금융사가 적립금을 자동 운용해주는 제도다.
9월에는 고용노동부, 금융당국 등 관계기관이 모여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한 IRP 프로젝트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말까지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과 금융기관이 함께 퇴직연금 홍보 콘텐츠 및 공익광고 등을 제작해 대국민 인지도 제고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책당국과 금융회사가 협력해 제도 홍보나 가입 관련 서비스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감독원에서도 고용노동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다양한 퇴직연금상품의 개발과 디폴트옵션 등 새로운 제도의 안착, 퇴직연금제도 안내 등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