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위기의 경영 환경, 기본에 충실해야

입력 2023-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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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컴퓨터 외장 저장장치 케이스가 필요해 제품을 찾던 중 가격이 다른 제품보다 비쌌지만 오래 알고 있던 기업의 제품이라 믿고 구매했다. 그런데 포장을 뜯고 제품을 확인했을 때 믿음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여닫는 플라스틱 부분이 뻑뻑해 힘을 과하게 줘야 했고, 또 그러다가 부러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조심조심 다뤄야만 했다.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케이스의 마찰로 ‘끼익’하는 소리는 덤이었다.

구매하기 전에 분명 1만 원대 제품도 많았는데, 그보다 2배 이상을 주고 산 제품이 이러니 허탈함이 컸다. 취재 중 알게 된 기업이기도 했고, 업계에서 나름 오래 사업을 해 잘 알려진 기업이라는 생각에 샀던 게 후회되기도 했다.

최근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은 상당히 안 좋다고 한다. 금리 인상 기조 이후 경기가 위축됐고, 물가 오름세도 유지되면서 소비심리가 확 꺾인 것이다.

이는 통계적으로 나타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분기별로 내놓는 상장 중소규모 기업 실적 동향과 전망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 중소기업은 평균 매출액 174억 원, 영업손익 2억2000만 원 적자였다. 올해 들어서 좋아지긴 했어도 여전히 적자를 유지했다. 2분기 평균 매출액은 136억 원, 영업손익 1억2000만 원 적자였다. 사업이 잘 안 되는 기업들은 평균치보다 더 좋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한 제품을 구매하고 실망해 다시 그 회사 제품을 꺼리는 사례는 대기업도 피할 수 없다. 운동할 때 쓰려고 산 땀밴드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2곳의 제품 하나씩 샀다가 한 회사 제품은 한 번만 쓰고 다신 쓰지 않았던 적도 있다. 밴드 안쪽 봉제선 라인 자국이 피부에 흉하게 남아서였다. 반면 다른 회사 제품은 봉제선 처리가 말끔해 그런 자국은 남지 않았다. 작고 사소한 일 같지만, 소비자는 그런 경험으로 기업의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든다. 반대로 매번 사도 괜찮은 품질로 좋은 인상을 심어준 기업 제품은 좀 더 비싸더라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회사의 이름만 듣고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작은 제품이라도 실망하지 않게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기업이 나빠진 경제 환경을 바꿀 순 없겠지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을 하다 보면 경기 회복 시기에 ‘믿고 보는 기업’으로 꽃을 피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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