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케트비 박사 “중국은 남중국해, 러시아는 우크라 전쟁에 이용할 수도”
매닝 연구원 “현 전쟁 레바논으로 확대 가능성”
레비 의장 “팔레스타인 지지 글로벌사우스, 미국 입장과 상충”
![▲왼쪽부터 살렘 알 케트비 정치학 박사,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 연구원, 대니얼 레비 미국·중동프로젝트(USMEP) 의장](https://img.etoday.co.kr/pto_db/2023/10/600/20231010143548_1936209_760_199.jpg)
10일 본지는 해외 외교 전문가 3인으로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미국과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문가들 모두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관리하는 미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정치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살렘 알 케트비 정치학 박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조 바이든 정부에 중요한 우선순위”라면서도 “이스라엘 전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은 긴 시간 이스라엘을 지원했고 지금 이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이 동시에 두 가지 전쟁을 맡을 수 없다고 가정할 때 몇몇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꺼릴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이번 전쟁이 미국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다면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러 모두 최근 몇 년 새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를 찾고 있다”며 “예를 들어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군사력 증강을 위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유럽 국가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기 위해 현 상황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국과 일본, 호주 등 다른 국가들도 중·러 영향력 확대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응하기 위해 더 긴밀히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뉴욕에서 회담하고 있다. 뉴욕(미국)/A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3/10/600/20231010143548_1936210_1200_800.jpg)
매닝 연구원은 “중동에서 벌어진 새 전쟁은 조만간 끝난다기보다 서안 지구와 레바논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동부 지중해에 배치된 미군 항공모함 전투단은 레바논의 헤즈볼라나 이란의 개입을 저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 남중국해나 아시아 비상사태에는 사용할 수 없는 병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 전략의 모순을 지적하는 현 추세를 반영한다”며 “백악관은 아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전략적 최우선 과제라고 말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은 미국을 다른 방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간 수교를 추진했지만, 정작 팔레스타인 분쟁을 막지 못하면서 일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또 “미국의 논리는 중동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을 둔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갈등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스라엘 방위군은 지금까지 해당 지역에서 가장 능력 있고 기술적으로 고도화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한 미국 내 정치적 지지는 줄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진행될수록 미국의 더 많은 군사적 지원과 유럽의 무한한 집중을 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16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마르칸트(우즈베키스탄)/AP뉴시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3/10/600/20231010143549_1936212_1200_800.jpg)
레비 의장은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밀집된 제3세계 국가) 등은 미국과 달리 여전히 점령당한 팔레스타인의 입장에서 전쟁을 정당하게 보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이 국제법을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입지를 약화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