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A 협의체에 김정호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이 합류했다. 향후 2년 간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조직에 함께해 카카오의 공동체(그룹)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날부터 CA(옛 CAC,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협의체를 4인 총괄 체제로 개편했다. 내우외환 카카오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카카오는 이날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사업총괄로,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은 위기관리 총괄로 임명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투자 부문을 맡는다. 이로써 CA협의체는 4인체제가 됐다.
CA 협의체는 지속 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카카오 계열사의 전략 방향을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서 이름을 바꿨다. 카카오 관계자는 “CA 협의체는 카카오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컨센서스를 이루고 고민하는 조직으로 주제별 논의의 적임자를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있다”며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영역별 총괄 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협의체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국내 대표 ‘벤처 1세대’로 꼽힌다. 1990년 삼성SDS에 입사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함께 네이버를 창업했다. 2000년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창업한 한게임과 네이버 합병에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NHN 한게임 대표, NHN 차이나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했다. 지난해부터는 김 의장이 사회공헌을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을 맡았다.
이날 김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월급이나 보너스, 주식이나 스톡옵션 등 아무 보상도 없고 매일 출근도 하지 않지만 당분간 카카오 공동체의 C레벨 인사와 감사 업무를 2년간 맡기로 했다”며 “베어베터, 브라이언임팩트 업무는 그대로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 개편은 카카오 그룹의 위기에 따른 조직 재정비의 필요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IDC)의 화재에 따른 카카오톡 서비스 먹통 사태로 물의를 빚었다. 올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의 재무그룹장이 법인카드로 1억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민단체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의 가상자산 클레이를 이용한 배임·횡령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동체별로 6월 카카오모빌리티가 ‘호출(콜) 몰아주기’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7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지난달에는 대구시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수수료 부당 징수를 주장하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모전 당선작의 드라마ㆍ영화화 여부와 제작사를 독점적으로 결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과 과징금 5억 40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내부적으로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임직원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손자회사 엑스엘게임즈 등이 인력 감축에 나섰다. 카카오 노조는 최근 수차례 집회를 열고 CA 협의체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