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재명 1년인가, 윤석열 1년인가

입력 2023-09-08 05:00 수정 2023-09-08 10: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먼저, 죄송하다.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

지난 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퇴행’을 막지 못한 책임이 내게도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회견문을 발표하는 내내 윤석열 정부 1년에 대한 평가를 이어갔다. 윤 정부는 무능했고, 민주주의를 파괴했으며, 민생과 국익을 저버렸다고 했다. 이 대표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였지만, 그가 당을 이끌며 느낀 소회나 성과 혹은 앞으로 당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재명 1년보다 윤석열 1년을 강조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식물화된 여당,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 연이은 참사 등 큰 논란을 부른 사안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야당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이해찬 전 대표 등은 100일 등 취임 회견에서 당의 통합과 안정화 등을 언급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당 대표를 맡고 있던 추미애 전 대표가 탄핵 소추안 통과와 적폐청산의 실현으로 촛불혁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바도 있다.

다만, 지금 민주당이 처한 상황이 2016년과 같을 리 없다. 특히 현재 민주당은 대정부 투쟁이라는 과제만 바라보기엔 당내 문제가 산적해있다. 대한민국 거대 양당 중 하나이자, 제1당인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제명안 부결 등으로 강해진 내로남불 이미지에 갇혀있고,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출범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제시한 혁신안에 대한 결론도 아직 내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로 인한 당내의 불안감이 계파 갈등의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위기다. 고육지책이란 명분으로 시작한 이 대표의 단식이 ‘방탄‧꼼수’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이 지지율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있다. 콘크리트 지지층, 혹은 그 주변부만을 노린다면 이 전략, 통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방향을 정하지 못한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조건 없는 단식에 이제는 영리한 출구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아직까진 투쟁의 진정성보다 유튜버들의 신경전, 어떤 소금이 놓여져 있는지가 더 큰 존재감을 보이는 듯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서울시청역 대형 교통사고 흔적 고스란히…“내 가족·동료 같아 안타까워”
  • "100% 급발진" vs "가능성 0"…다시 떠오른 고령자 면허 자격 논란 [이슈크래커]
  • 징크스 끝판왕…'최강야구' 설욕전, 강릉영동대 직관 경기 결과는?
  • 황재균도 류현진도 “어쩌겠어요. ABS가 그렇다는데…” [요즘, 이거]
  • ‘좀비기업 양산소’ 오명...방만한 기업 운영에 주주만 발 동동 [기술특례상장 명과 암③]
  • 주류 된 비주류 문화, 국민 '10명 중 6명' 웹툰 본다 [K웹툰, 탈(脫)국경 보고서①]
  • '천둥·번개 동반' 호우특보 발효…장마 본격 시작?
  • 박민영이 터뜨리고, 변우석이 끝냈다…올해 상반기 뒤흔든 드라마는? [이슈크래커]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7,171,000
    • -1.48%
    • 이더리움
    • 4,813,000
    • -0.72%
    • 비트코인 캐시
    • 539,000
    • -0.46%
    • 리플
    • 683
    • +1.79%
    • 솔라나
    • 216,900
    • +4.78%
    • 에이다
    • 589
    • +3.88%
    • 이오스
    • 824
    • +1.35%
    • 트론
    • 181
    • +0%
    • 스텔라루멘
    • 132
    • +2.3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850
    • +0.64%
    • 체인링크
    • 20,340
    • +0.44%
    • 샌드박스
    • 464
    • +0%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