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고,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 안정화될 전망이다. 반대의 경우, 추가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잭슨홀 미팅 결과가 알려진 지난달 29일 1.8원 하락한 1323.4원에 마감한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시26분 현재 132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발언이 종전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되면서 시장에선 특별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소폭의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ㆍ달러 환율 향방의 변수로 미국과 중국 상황을 꼽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지난 달 원ㆍ달러 환율을 뒤흔든 건 미국채 금리와 중국 부동산 위기의 쌍두마차였다"며 "이들 미·중 변수가 달러·원을 좌우하는 양상은 9월에도 반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19~20일 열리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금리 동결로 기우는 인상이나, 그에 부합한 미 경제 지표 둔화가 필요하다"며 "지표가 둔화할수록 달러화는 안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원화인데, 키를 쥔 것은 중국 부동산 위기의 악화 여부"라며 "중국 당국이 정책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원칙적으로 공적자금 투입을 배제해 아슬아슬한 과정을 거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중국 리스크가 외환시장에 추가 반영되면서 달러화가 재상승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원ㆍ달러 환율은 연고점(1343원) 부근에서 당국 개입 의지가 확인된 만큼 속도조절이 예상된다"며 "연준의 긴축 경계가 고조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심화하던 2022년 10월 1400원대의 원화 약세 국면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권 연구원은 "중장기로는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를 낮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한국 무역수지의 더딘 회복세는 중장기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원ㆍ달러 환율의 유의미한 방향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중순 이후 상승폭이 컸던 데다, 외환 당국의 개입 등으로 3분기 중 추가 환율 상승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4분기에는 미ㆍ중 관계 개선 시그널, 중국 부동산 리스크 해소 등에 따라 상승분을 되돌릴 것으로 보지만, 전제조건이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이벤트라는 점에서 달러 강세 리스크가 우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