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전상장=주가 부양’가 아닐 수도
“이전상장 종목보다 코스닥지수에 호재”
포스코DX와 엘앤에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종목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주가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이전상장의 효과는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폐지 승인안을 10월 5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엘앤에프도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10순위에 드는 두 기업이 비슷한 시기에 거처를 옮기려 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코스피로의 이전상장은 투자자들에게 호재로 인식된다. 코스닥150에서 벗어나 당장은 공매도를 피해갈 수 있고, 향후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대규모 패시브 자금을 통해 외국인 자금 유입이 크게 유입될 수 있어서다.
다만, 포스코DX와 엘앤에프의 주가는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다. 포스코DX는 8월 한 달간 61.44% 상승했다. 반면 엘앤에프는 같은 기간 16.50% 하락했다. 포스코DX가 1일 7% 넘게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상승세는 유지했다. 이에 포스코DX는 엘앤에프를 제치고 현대 코스닥 시총 4위를 기록 중이다.
업계 시각은 코스피 이전상장 소식이 주가 부양에 효과가 없다고 보는 게 중론이다. 이전상장 기대감이 빠지는 순간, 엘앤에프처럼 조정을 겪는 게 일반적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코스피 시장으로 거처를 옮긴 기업들은 이미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NICE평가정보의 경우 이전상장부터 이날까지 16.92% 하락했다. 이 외 비에이치(-14.96%), SK오션플랜트(-0.92%) 등도 하락세다.
포스코DX가 급등한 이유도 이전상장 영향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포스코퓨처엠이 경북 포항시에 건설하는 양극재 2단계 생산공장의 인프라 구축을 맡았다는 소식이 호재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주금액이 1160억 원대로, 포스코DX 전년 매출의 10.1%에 달하는 규모다.
코스피 이전상장은 이전상장하는 종목보다 코스닥 지수에 호재라는 분석도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이 되면 코스닥 지수는 오른 채로 남고 시총만 빠진다”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의 코스피 편입도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가 되면 그때까지 코스닥이 오르고,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코스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