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아들 학교폭력 의혹에 “일부 있었을 것” 인정
생기부 미기재 압박 의혹 등에는 “새빨간 거짓말” 부인
언론장악 의혹도 모르쇠…“국정원 문건, 모르는 보고서”
여야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아들 학교폭력과 언론 장악 의혹을 두고 긴 공방전을 펼쳤다. 이 후보자가 아들의 폭력이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이를 둘러싼 의혹들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언론 장악’ 의혹도 부인하면서다.
이날 오후 2시 15분에 속개한 인사청문회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에 대해 “피해자가 스스로 피해자로 규정하지 말아달라는데, 굳이 ‘당신은 피해자니까 나와서 얘기하라’는 식의 압박은 무슨 논리인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이는 하영제 무소속 의원이 학폭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정리해달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이날 오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아들의) 폭력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일부 있었겠죠. 그러나 그 내용을 제가 어떻게 압니까”라고 말한 데 이어 밝힌 이 후보자의 모르쇠 입장이다.
이 후보자는 이어 아들의 학폭 의혹에 대해 “이미 잘 성장해서 잘살고 있는 아이들을 다시 끄집어내는 게 교육적인가”라며 “제 아이도 인생의 큰 교훈으로 여기고 깊이 반성하고, 군대도 갔다오고 취업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널리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야당에선 학교 폭력 의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만약 하나고에서 학폭위가 열리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됐으면 아들이 지금 다니는 대학에 붙지 못했을 것”이라며 “학폭 사실이 미기재됐고 일반고로 전학가 고려대 수시 추가합격을 한다”며 “학폭으로 감점됐으면 떨어졌을 것이다. 축하드린다. 엄마, 아버지의 완전범죄였다. 이것은 권력과 하나고의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부인에 나섰다. 이 후보자는 부인이 아들의 학폭 의혹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말아달라는 부탁 의혹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부인했다. 학교 폭력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한 이 후보자의 압박 의혹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주장이 추정에 입각한 소설이라고 대답하면 받아들일 건가”라며 “학폭이 열리지 않은 건 제 책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당은 이 후보자를 두둔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이성을 찾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우리 헌법이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연좌제”라며 “학폭이라는 국민들께서 대단히 예민한 이슈가 붙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공직자도 아닌 국민에 대한 집단 린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공방전이 이어지자 장제원 위원장이 개입해 “아들의 문제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개입했다는 발언은 근거를 제시를 안 하고 계속 공격을 하고 있는데 답변이 필요할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이 보고 있어”라는 말과 함께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언론 장악과 관련한 난타전도 이어졌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일 당시 홍보수석실에서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을 사찰한 의혹에 대해 캐물었다. 고 의원은 9건의 문건을 공개하며 “언론 장악 관련 문건 중, 실행에 옮겨진 문건”이라며 “이걸 정상적인 문건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모니터링 보고 수준의 것으로 보이고, 좌우지간 제가 보고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며 “행정관 수준에서 본인들끼리 얘기한 건 있을 수 있겠지만, 자질구레한 일까지 제가 보고받고 지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고 의원은 “이런 일을 자질구레하다고 생각하신다면, 홍보수석의 명의를 도용한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모니터링 보고서 수준이라 말씀하셨는데, 제가 보기엔 사찰 문건”이라고 반박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이명박 정부 시절에 ‘언론장악 백서’라는 문서가 나왔다. 5단계에 걸쳐 어떻게 방송을 장악했는지에 대해 나온다”며 “MB(이명박) 정부가 언론 방송장악 한 적이 없었냐”는 물음에도 이 후보자는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