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연료비 하락뿐이었는데…한전 적자 올해도 불가피

입력 2023-08-11 15:06 수정 2023-08-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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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동결ㆍ연료비 상승 모두 한전에 부정적 환경
국제유가 바닥 찍고 상승, SMP도 다시 오르는 분위기
비정상적인 전기요금 제도 등으로 9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한국전력 (이투데이DB)
▲한국전력 (이투데이DB)

한국전력이 2분기 2조2724억 원의 적자를 보면서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적자액은 47조5000억 원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3분기 흑자를 예상하곤 있으나 이후 4분기엔 또 다시 적자가 전망돼 한전 경영 정상화는 여전히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한전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 또는 연료비 하락이 필수적이다. 둘 중 한가지 요인이라도 이뤄지면 한전 경영 정상화는 우보만리(牛步萬里)라도 할 수 있게 된다. 두가지 요인이 동시에 해결되면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로 전기요금 인상이 안 되면서 연료비 마저 상승한다면 한전의 적자는 더 빠른 속도로 불어 나 지금보다 더 천문학적인 숫자가 된다.

당정은 내년 2분기까지 전기요금 정상화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4분기 전기사용량이 평균 대비 늘어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내년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1분기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지지율 변화(하락)을 신경 안쓸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소 안정세를 찾아갔던 연료비도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10달러 대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올해 6, 7월 70달러 대까지 떨어졌지만 8월 현재 80달러 대를 보이며 다시 상승하고 있단 점도 한전엔 리스크 요인이다. 이는 발전 5사의 수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결국 한전에도 그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연료비 상승은 계통한계가격(SMP·전력도매가)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민간 발전사에서 비싼 가격에 연료비를 구입해 왔으니 한전에 파는 가격도 올라가는 구조다. 지난해 12월 ㎾h당 267.63원이었던 SMP는 최고가 정점을 찍은 뒤 △1월 240.81원 △2월 253.56원 △3월 215.90원 △4월 164.86원 △5월 143.64원까지 떨어진 뒤 △6월 147.13원 △7월 153.52원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요금, 연료비와 SMP 등 한전 재무구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인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이다.

한전은 2020년 4084억 원의 흑자를 끝으로 2021년 5조8465억 원, 2022년 32조6551억 원, 올해 상반기 8조4500억 원의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전의 이같은 적자는 송전선 등 전력 인프라 투자를 위축시켜 대국민 전력서비스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대규모 사채 발행에 따른 금융시장 질서 교란과 나아가 우리나라 공기업에 대한 대외신용도 하락이란 부정적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한편 공기업 중 한전의 사채 발행 규모 105조 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전은 외부차입금 가운데 87.2%를 사채로 조달했다. 올해 사채 발행 역시 한전이 31조 원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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