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플랫폼에 맞서 선보인 카드사의 ‘오픈페이’가 출시한지 7개월이 지났지만,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하다. 오프라인 결제 기능 자체가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보다 어려워 소비자 외면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이달 말까지 오픈페이에 참여할 계획이다. 농협카드도 올 하반기를 목표로 오픈페이 출시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의 참여에도 오픈페이 참여율은 전체 카드사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오픈페이는 지난해 12월 카드업계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출범됐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 평균 이용금액은 7326억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0.8% 증가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66.6%로 카드사(33.4%)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맞서 출시된 오픈페이는 하나의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사의 카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각 카드사의 앱 카드에서는 자사 카드로만 결제해야 했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하지만 오픈페이 존재감은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 오픈페이는 신한·KB국민·롯데·하나카드 등 4개사만 참여 중으로 금융소비자 중 상당수가 오픈페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결제도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해 반쪽짜리 서비스라는 지적도 많다.
카드사들의 결집도 부족하다. 카드사들은 오픈페이보다 각 사별 플랫폼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신한카드 ‘신한플레이’ △KB국민카드 ‘KB페이 △하나카드 ‘하나페이’ 등 자사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우리카드도 최근 독자가맹점을 출범한 만큼 당분간 오픈페이에 대한 참여도가 소극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페이, 애플페이로 간편결제망을 구축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오픈페이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페이가 금융소비자 편의성 등에서 경쟁력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사의 참여율이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소비자들에게 오픈페이 존재감을 부각시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