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코스피 이전상장’ 11곳…6곳은 주가 하락

입력 2023-07-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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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상장 전후 3개월 주가 비교…엠씨넥스·포스코퓨처엠 등 하락
코스피200 편입 11개 중 6곳 성공…8곳은 평균거래대금 감소
외국인·기관 순매수 효과 일부 확인…자본연 “이전상장 전후 플러스 초과수익률 관찰”

▲지난달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지난달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최근 10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기업들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상장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주가하락을 경험했고, 평균거래대금도 감소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포스코DX,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의 코스피 이전상장설이 제기되며,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한국토지신탁 △동서 △카카오 △셀트리온 △더블유게임즈 △포스코퓨처엠 △콘텐트리중앙 △엠씨넥스 △PI첨단소재 △LX세미콘 △SK오션플랜트 등 11개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이전상장일 전후 3개월 주가를 비교해본 결과, 11개 기업 중 6개 기업의 주가는 하락했다.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종목은 2021년 7월 이전상장한 엠씨넥스였다. 엠씨넥스의 주가는 이전상장 3개월 전 5만7000원에서 이전상장 후 3개월 뒤 3만6600원으로 35.8%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도 2019년 5월 이전상장일 3개월 전후로 주가가 23.9% 떨어졌다.

이밖에 동서(-12.1%), PI첨단소재(-10.01%), 콘텐트리중앙(-9.0%), 한국토지신탁(-5.0%)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카카오(75.5%), 셀트리온(51.5%), 더블유게임즈(17.0%), LX세미콘(5.2%), SK오션플랜트(4.8%) 등은 이전상장일 전후로 주가가 상승했다.

(출처=한국거래소)
(출처=한국거래소)

11개 기업 중 코스피200편입에 성공한 기업은 동서, 카카오, 셀트리온, 더블유게임즈, 포스코퓨처엠, PI첨단소재 등 6개에 그쳤다.

코스피 이전상장후 평균거래대금은 11개 기업 중 8곳이 오히려 감소했다. 2019년 5월 이전상장한 포스코퓨처엠의 평균거래대금은 9조539억 원에서 5조5181억 원으로 39.1% 감소했다. 올해 4월 이전상장한 SK오션플랜트도 6628억 원에서 4461억 원으로 32.7% 줄었다. 반면, 카카오는 9조5567억 원에서 24조8194억 원으로 159.7% 껑충 뛰었고, 셀트리온(29.5%)과 LX세미콘(32.3%)의 평균 거래대금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전상장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외국인·기관 투자 규모는 일정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개 기업 가운데 이전상장 전후로 외국인·기관의 순매수가 늘어난 곳은 7개에 달했다. 외국인·기관의 비중이 늘어난 기업도 7개로 집계됐다. 코스닥보다 시장규모가 큰 코스피 시장으로 추종자금이 유입되며 이들 기업의 외국인·기관 투자 비중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주가수익률을 장기로 확대해보면 이전상장 결정 전후 양(+)의 초과수익률이 관찰된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기업가치가 유가증권시장의 동일섹터 기업에 비해 낮게 평가된 기업일수록, 코스닥시장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할수록 초과수익률은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코스닥시장 출범 이후 2018년 5월 셀트리온까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상장한 94개 기업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상장 공시 2년 전부터 이전상장 2년 후까지 장기간의 주가 상승이 관찰됐다. 이 기간 누적 초과수익률은 코스닥지수 대비 124%, 코스피지수 대비 62%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실장실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이전상장은 상위시장 상장을 통한 인증효과, 기업 인지도 제고, 기관·외국인 투자자 저변 확대, 자금조달 확대 등과 같은 목적보다는 코스닥시장의 부진한 성과와 유가증권시장 대비 저평가에서 탈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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