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 부진, AI 불확실성 등 리스크 영향
2분기 실적 전망은 희비 교차…전년 동기比 네이버↑, 카카오↓
#이 모(40) 씨는 카카오를 2021년 약 5000만 원어치 샀다. 당시 매입 단가는 16만 원대. 그러나 현재 카카오는 주당 4만 원대에 머물러 이 씨의 수익률은 –69.56%를 찍었다. 이 씨는 “당시 생활에서 익숙한 기업의 주식을 사라는 투자 조언을 읽고는 카카오를 매수했었다”며 “이렇게 급락한 채 오래갈 줄은 몰랐다”고 했다. 2년 넘게 카카오를 보유했던 그는 진지하게 손절을 고민 중이다.
미국 대표 기술주의 훈풍에도 국내 대표 기술주 ‘네카오’(네이버+카카오)의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투자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8.80%, 14.60% 하락했다. 같은 기간 2600선을 밑도는 코스피 등락률(0.79%)보다도 낮은 수익률이다.
네이버는 20만 원 선이 무너진 채 18만 원대를 유지 중이다. 카카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지지선’이던 5만 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주가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에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손절매하고 다른 유망 종목으로 건너가자”거나 “바닥에 다다른 것 같으니 버티자”로 나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기술주의 상승세와 대조적이다. 미국 기술주는 인공지능(AI) 열풍 등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했는데, 네카오는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최근 한 달간 4.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6.36% 상승하며 전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 밖에도 테슬라(28.59%), 엔비디아(7.84%), 메타(4.92%) 등 기술주 전반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네카오는 광고시장 부진과 더불어 AI 투자 우려 등이 주가 조정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이달 중 검색 AI ‘큐:’, 다음 달 24일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대중에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생성 AI 서비스 공개도 가까운 시기에 이뤄질 예정으로, AI 모델 개발로 인한 영업비용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불확실성도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서는 “주가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이익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한다”며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시장 반등 시점의 확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생성 AI가 완성 단계에 이르러 관련 투자 규모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계열사들도 하락세다. 카카오페이(–21.90%), 카카오게임즈(–20.23%), 카카오뱅크(–12.43%) 등 모든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불법 지원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카카오페이 악재도 영향을 미쳐서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30일 기준 각각 공매도 잔고 3위와 13위 기록 중이다.
한편 2분기 실적 전망에서는 두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3% 하락한 1412억 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네이버는 361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1%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