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올해도 연구·개발(R&D)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지출한 전통 제약사는 GC녹십자로 나타났다. 매출 상위 전통 제약사 10곳 가운데 절반은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GC녹십자는 1분기 568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지난해 1분기(361억 원)보다 57.3% 늘어난 규모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6.5%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6.2%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지만 회사는 R&D 투자를 늘렸다. 지난 2월 미국 카탈리스트바이오사이언스의 혈액응고질환 파이프라인을 사들이고, 3월 캐나다에 아퀴나스에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도입 옵션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대웅제약도 1분기 500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현재 궤양성대장염, 특발성폐섬유증, 비만,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영역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한올바이오파마, 온코크로스, 디앤디파마텍 등 고동 연구도 활발하다. 이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클루'와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신약 '엔블로'를 개발한만큼 R&D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R&D 비용으로 매출의 12.7%인 457억 원을 들였다. 지난해 1분기보다 22.9% 증가한 금액이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고혈압 복합신약 '아모잘탄패밀리' 등 경쟁력 있는 개량·복합신약으로 이익을 내고, 이를 다시 R&D에 투자하는 순환 구조를 확립해 비알콜설지방간염(NASH), 특발성폐섬유증 등의 신약을 개발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전년동기 대비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1분기의 두 배에 가까운 203억 원을 투자했다. 매출의 11.7% 비중이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JW중외제약은 수익성 향상을 통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혁신신약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Wnt표적항암제, 탈모치료제, 통풍치료제, 아토피성피부염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업계 1위 유한양행은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한 358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했다. 다만 올해 연구개발비에 2200억 원을 할당할 계획으로, 분기 배분에 따라 적어 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제약사는 매출 대비 R&D 비용 지출에 비교적 인색했다. 매출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한 보령은 연구개발비를 전년동기 대비 축소, 102억 원으로 매출의 5.0%에 턱걸이했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투자를 늘렸지만, 매출의 4.9%에 그쳐 10대 제약사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