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대한전선, 반세기 흑자서 유동성 확보로

입력 2009-05-04 08:46 수정 2009-05-04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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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낸 상속세 1355억, 노블레스 오블리주 표본

이달부터 정부가 금융권으로의 부실 전이를 막기 위해 대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1955년 창업이후 지난해까지 반세기 넘게 흑자 경영을 지속해 온 대한전선그룹도 올들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비대해진 군살빼기에 분주하다.

대한전선그룹은 올해 대한ST, 트라이, 한국렌탈 등 자회사와 자산 매각을 통해 올해 중 1조원 안팎의 유동성을 확보할 방침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지난 몇년간 다각화에 나선 것에 대한 후유증 때문에서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 5조 6000억원(전년 3조7000억원)으로 재계 30위(공기업 포함 36위)를 기록했다. 올해 공정위의 지정에서도 자산총액 8조6000억원으로 재계 25위(공기업포함 32위)를 기록하는 등 덩치를 키워왔다.

◆ 재벌가 상속 증여세 납세의 귀감

우리나라는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한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증여나 편법 상속으로 세금을 회피했다는 질타에서 자유롭지 못해 왔다.

하지만 대한전선은 달랐다. 2004년 고(故) 설원량 전 대한전선 회장이 갑작스레 타계한 이후 유족들은 1355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했다. 당시 그가 유족들에게 남긴 재산은 대한전선 주식 1297만여주와 부동산 등 3340억원 가량이었다.

설 회장 일가가 상속세 성실납부는 변칙 상속이나 증여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다른 재벌가와 대조를 보인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국내 최대 재벌그룹인 삼성가 고 이병철 회장 유족이 낸 상속세가 176억원, 현대가 고 정주영 회장 유족이 낸 상속세는 300억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 회장 일가의 사례는 충격이었다는 점이다.

◆ 총수일가 삼양금속ㆍ대한전선 안정지분 통한 그룹 장악

대한전선그룹에 대한 지배구조는 한마디로 총수일가가 대한전선과 삼양금속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를 확고히 하고 있는 양상이다.

우선 양귀애 명예회장과 아들인 설윤석 상무와 설윤성 씨 등 총수일가가 대한전선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양금속에 대한 10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삼양금속 지분은 각각 양귀애 명예회장이 9.3%, 설윤석 상무가 53.8%, 설윤성 씨는 36.9%를 보유중이다.

삼양금속은 그룹 핵심계열사인 대한전선의 최대주주로 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는 대한전선에 대한 지분도 다량 확보하고 있다.

각각 양 명예회장(2.3%), 설 상무(16.3%), 윤성씨(5.8%) 등 모두 24.4%를 보유중이다. 삼양금속은 대한전선이 지분을 갖지 않는 선운레이크밸리, 다산태양광발전, 한국산업투자 등의 최대 주주로 있다.그외 그룹 계열사들에 대해선 대한전선이 출자를 통해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 과도기 전문경영체제속 3세후계 구도 이미 완성

대한전선그룹은 창업주인 고 설경동 회장, 2세인 고 설원량 회장에 이어 3세인 설윤석 상무에 이르는 후계구도에 대한 지분정리를 이미 완료한 상태다.

설 상무는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삼양금속의 지분의 절반이 넘는 53.8%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전선 16.3%, 옵토매직 8.97%를 보유해 그룹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다만 1981년생인 설 상무가 아직 20대라는 점에서 그룹에 대한 전반은 2004년 설원량 회장 타계후 임종욱 부회장이 과도기적 전문경영인체제를 맡아 총괄하고 있다.

얼마전 타계한 비운의 기업인 고 양정모 국제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기도 한 양귀애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후 그룹경영에 직접 관여 하지 않고 임종욱 부회장으로부터 주요 경영사안들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한편, 설윤석 상무는 지난 2004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2005년 3월 대한전선 스테인리스 사업부 마케팅팀 과장으로 입사한 이후 경영전략실 차장과 부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전력사업부 해외영업 부문 상무보로 승진했다.

그는 현재 국내 유수 재벌가 3세중 가장 이른 나이에 초고속 승진을 하며 경영실무 습득에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어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 한우물 파오다 다각화에 발목

대한전선은 2000년대 들어 국내 전선시장의 성장한계를 극복, 미래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특히 최근 몇해동안 대한전선은 전선사업이 자재와 건설 등 전체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중견 건설사들에 대한 인수를 시도해 왔다.

2007년 10월 시공능력 순위 99위의 명지건설을 인수했다. 남광토건 인수전에는 직접 뛰어들지 않는 대신 남광토건의 최대주주인 알덱스 지분을 사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해 추가로 지분을 흡수했다.

대한전선은 기업 인수과정에서 시장에서 지분을 인수하지 않고 기업들에게 지분이나 우량물건을 담보로 잡고 자금을 빌려준 후, 그 회사가 빚을 갚지 못하면 회사를 인수하는 특이한 방식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 인수한 쌍방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 글로벌 위기와 특히 건설업계의 경영악화는 대한전선에 악재로 작용하며 재무부담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06년 6310억원 정도였던 대한전선 총차입금은 지난해 2조 15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현재 대한전선은 상환 우선주 발행, 계열사와 개발사업 지분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마련에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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