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6년...TSMC 꺾기 위한 과제는

입력 2023-05-11 11:11 수정 2023-05-1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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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LSI사업부서 독립…12일 6주년 맞아
늘어나는 TSMC와 격차에도 "5년 내 앞서겠다"
신뢰도 문제 한계…분사 필요성 꾸준히 제기
기술력 추격도 관건…GAA 기술로 '고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출범 6년을 맞는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을 두고 글로벌 경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5년 내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앞지르겠다고 선언했다.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왕좌를 쟁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12일로 신설된 지 6년이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 파운드리 사업부로 독립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후 6년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에만 208억3200만 달러(약 27조6024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옴디아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8년 매출인 117억 달러(15조5025억 원)와 비교하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연 매출이 200억 달러를 돌파한 것 역시 지난해가 처음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6.3%에서 4분기 15.8%로 0.5%P(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TSMC의 경우 53.6%에서 58.5%로 4.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37%포인트였던 양사의 격차는 3분기 40%포인트를 돌파한 뒤 4분기에는 42.7%포인트까지 늘어났다.

특히 경기 침체로 반도체 부진의 여파가 파운드리까지 미치면서 올해 성적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 측은 "수요 감소로 인한 고객사 재고 증가로 파운드리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5년 안에 TSMC를 제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오는 2027년까지 파운드리 고객 수를 5.5배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은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다. 2nm(나노미터) 공정이 들어오는 시점부터는 삼성전자가 앞설 수 있다"며 5년 안에 TSMC를 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4일 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4일 KAIST에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같은 포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일각에서는 고객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뿐 아니라 팹리스(반도체 설계)까지 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IDM)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팹리스, IT 제조사 등은 오직 파운드리만 하는 TSMC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 TSMC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철학 아래 고객사의 반도체 제조 관련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DS부문이라는 우산 아래 있어야 기존의 시스템LSI 사업부와 교류하는 등 유리한 측면이 있기에 분사 자체가 답이라고 볼 수 없다"며 "기술력을 확보해 여러 공급사에 부품을 수급하는 '멀티밴더' 고객사를 노리는 것이 현재로써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기술력 역시 유의미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ㆍ4나노 기술력은 TSMC와 비교해 각각 2년, 1년가량 뒤처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TSMC를 제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 격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도입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기반으로 TSMC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GAA는 반도체 칩에 전류가 충분히 흐르도록 설계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고안된 신기술이다. TSMC가 2025년 2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도입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3나노 1세대 공정부터 적용한다는 점에서 앞섰다. 오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해 추격의 고삐를 당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는 "기술 혁신은 단순히 앞선 사람을 추격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없다. 더 혁신적인 기술로 점프해 따라오게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가 GAA를 가장 먼저 적용했으니 본격적인 양산 시점에 가면 TSMC와 동등한 기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TSMC도 GAA를 적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먼저 품질 이슈 등을 개선하는 등으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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