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서치도 유사투자자문업…통제장치 미비[파워 커진 독립리서치]②

입력 2023-05-08 07:02 수정 2023-05-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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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할 말은 하는’ 독립리서치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업 고객이나 기관투자자와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달리 독립리서치는 이러한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권 바깥에 있는 독립리서치의 몸집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순기능 이면의 ‘그림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독립리서치는 자본시장법상 유사투자자문업자로 분류돼 규제가 느슨한 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경우 자료 공표 전 매매거래와 담당 업종의 주식 매매가 금지돼 있고, 증권사 자체적으로 마련한 엄격한 내부통제 규정을 따라야 한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금전예탁, 선행매매, 계약 외 대가 수취 금지 등의 일부 규제만 적용받는다. 일부 독립리서치도 내부통제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만 필수사항은 아니다.

애널리스트의 ‘자격’ 문제도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리서치센터에서 일정 기간 RA(Research Assistant) 경력을 쌓은 뒤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종목 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는데, 유사투자자문업은 전문인력과 관련한 별다른 요건이 없다. 물론 증권사에서 근무했던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 프라이빗뱅커(PB) 출신이 독립리서치를 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현행법상 진입장벽은 거의 없는 셈이다.

증권사 보고서의 불신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던 ‘신뢰성’ 역시 독립리서치가 넘어야 할 관문이다. 특히 이들은 시가총액이 적은 스몰캡을 위주로 분석하기 때문에 보고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한 독립리서치의 보고서가 나온 뒤 상한가를 기록했던 케이피에프(KPF) 주가는 보고서 발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투자자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독립리서치의 수익모델이 주식리딩방과 경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리서치 보고서를 유료로 판매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리서치 보고서가 ‘공짜’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 독립리서치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든, 독립리서치든, 시장에서 종목 보고서가 가진 가치를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독립리서치회사(IRP)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청사진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독립리서치를 기존 투자자문업 등에 편입시키는 것보다 별도의 업종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본다. 주식리딩방과 구분을 둘 필요는 있지만, 독립리서치의 수익 구조가 다양하지 않은 만큼 금융투자회사에 준하는 규제를 받게 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에서는 독립리서치 제공회사(IRP)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이용률도 높다”며 “시장에서 나오는 우려들을 불식시키고, 독립리서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선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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