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일대 곳곳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송파구 성지 아파트에 이어 강남구 대치1차현대 아파트가 수직증축 방식의 리모델링 방식을 허가받기도 했다. 강남권은 서울 내에서도 핵심입지로 꼽히는 만큼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는 지난달 28일부로 잠원 강변 아파트에 리모델링주택조합 설립을 인가하고, 이달 1일 공고했다. 이 단지는 앞서 지난달 25일 조합 창립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주민 동의율은 70.08%로,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 66.7%를 넘겼다.
1987년 준공된 단지는 현재 최고 15층, 4개 동, 360가구 규모다. 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5개 동, 389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조합은 곧바로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단지는 한강변과 바로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지하철 3호선 잠원역, 신분당선 신사역 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 등 핵심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 4곳에서 관심을 보이며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네 곳의 시공사가 포기하지 않고 사업 설명회 등 홍보를 열심히 하고 있다”며 “향후 현장 설명회를 진행하고,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 외에도 최근 강남권 알짜 입지 내 리모델링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모델링은 아파트를 완전히 허무는 재건축과 달리 골조를 유지하면서 면적을 키우거나(수평증축) 층수를 올려(수직증축) 주택 수를 늘리는 방식의 정비사업이다. 재건축보다 추진 가능 연한이 짧고,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어서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잠원동 반포푸르지오 아파트는 지난달 3일 한화 건설부문을 리모델링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화 건설부문은 이번 수주를 통해 리모델링 사업 처음으로 강남권에 진출하게 됐다. 단지는 수평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2층~지상 12층, 237가구에서 266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강남구에서는 대치동 대치1차 현대 아파트가 최근 말뚝(Pile) 기초로 건설된 아파트 가운데 최초로 수직증축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게 됐다. 수직증축은 아파트 층수를 위로 더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수직증축은 가구 수가 최대 15%까지 늘어날 수 있어 수평증축보다 사업성이 좋지만, 안전진단 등급 등 기준이 까다롭고, 기술 난도도 높다. 이에 사업이 성사된 곳은 현재 송파구 성지아파트 단 한 곳뿐이다.
대치1차 현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5층, 120가구 규모에서 18층 138가구로 탈바꿈한다. 지하주차장도 1개 층에서 3개 층으로 늘어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다.
한편 강남권 내 리모델링 사업 단지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강남3구 내 리모델링 사업 추진 단지는 총 31곳, 1만775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3곳, 9518가구 대비 각각 35%, 87%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