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소진 마무리 시점 6~7월 예상…2분기까지 셀·소재 업체 실적 부진 가능성”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종의 주가 부진 원인으로 재고 누적이 지목됐다. 다만, 3~4분기 내 재고 소진 마무리 시점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단기 주가 반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종 주가 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판매량이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고, 최근 배터리 대장주인 CATL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58% 늘어난 호실적을 보였음에도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52주 신저가 부근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다.
그는 “문제는 공급단에 있다. 로컬 배터리 셀·소재 업체들이 2021년부터 공격적인 증설에 나선 탓에 작년부터 배터리 생산량이 탑재량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올해 1분기 데이터만 살펴봐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121GWh로 탑재량 66GWh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여기에 수출 물량 16GWh를 차감해도 신규 재고만 약 29GWh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EVTank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재고는 165GWh다. 여기에 1분기 신규 재고 29GWh를 합산하면 현재 중국 내 배터리 누적 재고는 194GWh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기차로 환산하면 대략 300만 대 정도 분량인데, 월평균 전기차 판매량이 50만~60만 대, 배터리 탑재량이 25~30GWh 수준임을 고려하면 대략 6~7개월 치 재고 물량이 쌓여 있는 셈이다. 적정 재고는 2개월 치 내외”라고 덧붙였다.
재고 누적으로 가격도 급락 중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2월 톤당 57만 위안이었으나 현재 17만 위안 선까지 하락했으며, 음극재·양극재·전해액 등 핵심소재 가격도 2022년 고점 대비 60~70% 밑돌고 있다.
최 연구원은 “이러한 과잉 재고 상황에도 생산 시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CATLL, 비야디 등 중국 상위 7개 배터리 업체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시설 증설 계획만 2025년까지 2925GWh에 달한다”며 “업계에서는 후발 업체 증설 계획까지 포함하면 2025년까지 4000GWh를 웃도는 증설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2025년 예상 전기차 배터리 수요인 100~1200GWh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구조적 공급 과잉과 재고 문제가 현재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주가를 억누르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주가 반등의 기회는 있다고 본다.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재고 소진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며 “셀·소재 업체들 모두 감산에 나서고 있다. CATL 역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재고 소진에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재고 평가 금액도 지난해 말 767억 위안에서 올해 1분기 기준 640억 위안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번 재고 소진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6~7월로 예상된다. 올해 2분기까지는 감산 영향으로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은 부진할 공산이 크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 된 것으로 보여 추가 주가 하락을 이끌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7월부터 재개될 재고 확충 수요 기대감이 지금부터 단기 주가 반등을 이끌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