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윈터에 '돈줄 마른' 원화 거래소…"법인ㆍ외인투자, 허용해야"

입력 2023-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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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ㆍ빗썸 수익 급락에 코인원은 적자전환까지 거래소 경영난
거래소들 법인ㆍ외국인 투자 허용 주장하며 투자자 확보 노력
가장 큰 리스크는 자금 세탁…“사회적 합의 노력 필요할 것”

코인 시장 하락장 여파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실적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거래소들은 법인ㆍ외국인 투자를 허용해달라고 꾸준히 요청하고 있다. 넓어진 고객 폭을 기반으로 수수료 수익 확대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은 1조2492억 원, 영업이익은 8101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66.2%, 75.2% 하락했다.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실적도 하락했다. 빗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201억 원, 영업이익 163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8%, 79% 감소했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2021년에 비해 급감하면서 주요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 줄어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국내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도 크립토윈터 영향을 피하지 못한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부족한 타 거래소들은 더 힘든 상황이다. 코인원은 작년 매출은 349억 원이지만, 영업손실을 210억 원, 당기순손실 124억 원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아직 공시하지 않은 코빗과 고팍스(스트리미) 등은 거래 점유율이 코인원보다 적어 실적 감소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일찍부터 고객 확대 전략을 위해 법인과 해외 투자자 허용을 요청하고 있다. 고객 폭을 확대해 늘어난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코빗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될 경우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를 46조 원으로 산출했다. 코빗 리서치는 △경제 가치 창출 △고용 증대 △투자자 보호 강화 △국민연금 적립금 고갈 문제 해결 등을 긍정적 효과로 꼽았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에 국내 기업 진출이 늦어진다면 이는 마치 과거 수출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해서 성장해야 할 때 외환 업무를 지원하지 못해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다”라며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과연 공익을 위한 최선일지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오면 시장이 커지고 유동성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법인 투자 더 나아가 기관(금융사) 투자가 가능해질 경우 유동성은 물론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등 무형의 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의 경우 해외로 가상자산 출금이 되지만, 해외 투자자는 국내로 입금이 불가능해 국부 유출만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금융정보분석원(FIU)가 발표한 ‘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조 원에 이르는 가상자산이 해외 거래소로 출금됐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는 국내로 가상자산을 입금할 수 없어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는 동등하지 않은 경쟁 환경에 놓여있다.

국내 거래소는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에 따라 법인과 외국인 투자자 거래 지원을 중단했다. 자금세탁 우려에 대한 조치였다. 때문에, 법인과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자금 세탁을 막기 위한 대책이 확실히 확립돼야 한다.

특히 법인 투자는 외국환거래 리스크도 존재한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더 높게 형성되는 김치프리미엄이라는 특성이 있다. 이 특성을 이용해 법인 투자자가 싼 가격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국내 거래소에서 파는 일종의 환치기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인의 해외 투자를 막기 위해 해외 거래소 입출금을 막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거래소를 살리기 위한 명분으로만 자금세탁 리스크를 지고 법인이나 외국인 투자 허용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사회적 합의가 많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 같은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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