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안쌤의유로톡이 만 6년 반이 지났고, 지난 4일 300회가 방송되었다.
“학생들을 팟캐스트 제작에 참여하게 하고 함께 제작하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만 6년 반이 지나면서 학생과의 소통 창구 확대에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두 번 방송에 참여한 학생(소형준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17학번) 은 방송이 끝나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기쁩니다.”
대학교수로는 드물게 팟캐스트 안쌤의유로톡을 지난 6년 반 동안 제작 진행해 온 대구대 안병억 교수(군사학과·국제정치경제 전공)의 소감이다. 연합뉴스와 YTN 기자 출신인 안 교수는 기자 생활을 9년 만에 접고 2000년 가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6년 만에 유럽통합과정에서 영국과 독일관계로 박사 논문을 마치고 귀국해 2012년 3월 대구대 국제관계학과에 부임했다. 국내 언론에서 다루는 유럽 소식이 너무 경제에 치중되어 있고, 그 역사적인 맥락이나 우리에게 주는 의미 등이 부족하다고 여겨 직접 팟캐스트 제작과 진행에 뛰어들었다. 2016년 12월 말 그 해 유럽의 주요 이슈(브렉시트, 난민과 테러, 그리스 경제위기 현황 등)를 분석한 첫 회를 시작한 후 일 년에 몇 주 거른 것을 제외하고는 방송을 제작해 최근 300회가 방송됐다.
국내 유럽통합 전문가들과의 대담도 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유럽통합을 전공한 1세대 학자인 고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와의 대담이 특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김 교수는 1960년대 브뤼셀 자유대학에서 경제통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그는 유럽통합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랑스 장 모네(Jean Monnet)의 특강을 듣기도 했다. 수십 권의 저서와 논문이 있지만 말로 전달하는, 일반인이 접할 수 있는 그에 대한 자료는 극소수였다. 유로톡 10회 특집은 장 모네의 학문세계, 그리고 동북아 통합의 방향을 유럽 통합과 비교한 분석을 다루었고 반응 또한 좋았다.
이후 보통 10회마다 특집을 제작했다. 30회는 서정인 당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와 출범 50년을 맞는 아세안의 통합과 우리와의 관계를 분석했다. 40회는 독일 정치재단인 한스자이델재단 한국사무소의 베른하르트 젤리거 상주 대표와 남북한 관계 등을 분석했다. 십여 년간 대북 원조사업에 관여해온 그와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두고 토론했다. 모두 다섯 차례의 영어 대담도 진행했다.
유럽 및 이와 연관된 국제정치경제 이슈를 역사적 배경과 맥락 등을 중심으로 다루었지만 ‘브렉시트로 영국 프리미어 리그가 야단났다’, ‘EU 문화정책을 연 그리스 국민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 ‘EU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페북과 구글’ 등 다양한 주제를 취급했다. 유로톡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응, 중국의 움직임, 미국과 EU, 중국의 청정기술 경쟁 등 시의적절한 이슈를 계속해서 다루고 있다. 안 교수는 앞으로 학생과 전문가의 참여를 좀 더 확대하고 외국 전문가들과의 영어 대담도 점차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예상 밖의 국내외 반응에 놀랐다는 게 안 교수의 말. 처음에는 과연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이슈 분석 방송을 몇 명이나 청취할까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방송한 지 만 6년 반이 지난 현재 12만489회(2022년 3월 31일 기준)의 다운로드(스트리밍 포함, 팟뺑 앱만 기준, 애플 스토어를 합하면 청취자 수 더 많음)가 있었다. 월 평균 1606회, 하루 53회 청취됐다. 이 가운데 최소 20%는 해외다. 미국, 중국, 독일, 영국, 프랑스, 체코, 그리고 동남아 등 세계 각 국에서 청취한다. 글로벌 공공재로써 인터넷, 그리고 팟캐스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시작 당시 팟캐스트의 제목을 정하는 데는 제자들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학생들은 개인 브랜드화가 중요하다며 교수보다 더 친근한 ‘안쌤’을 제안했고 ‘유로톡’은 안 교수의 아이디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