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근거 한국이 앞서지만, 외교적 문제 고려 대상
한·미, 합의 통해 문제 해결할 가능성도
현지 법원, 구금 기간 연장 관련 항소 기각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포드고리차/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3/03/600/20230330142649_1868090_1200_800.jpg)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몬테네그로 매체 비예스티에 따르면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권 대표 송환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코바치 장관은 “(범죄인 인도는) 판사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범죄의 중대성과 범행 위치, 인도 청구 순서, 시민권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어느 국가가 유리한지 말할 수 없다”며 “권 대표가 인도되기 전에 몬테네그로에서 복역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바치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후 미국이 한국보다 먼저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는 사실을 장관이 확인해줬다고 비예스티는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28일 주세르비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몬테네그로를 찾아 송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 몬테네그로 법원으로 연행되고 있다. 포드고리차/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3/03/600/20230330142650_1868091_1200_800.jpg)
다만 블룸버그는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의 법적 근거가 더 강하더라도 이번 결정은 정치와 외교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몬테네그로와 미국의 방위조약 동맹국인 한국은 이 문제를 놓고 미국에 직접 도전하는 것을 피하고 싶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 양국이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은 전 세계에 묶여 있는 권 대표의 자산을 빠르게 압수하는 데 우위를 보인다. 우리 당국은 압수 수익을 한국 피해자들과 공유한다는 합의 후에 미국에 신병을 넘길 수 있다. 이 밖에 과거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금융 스캔들인 1MDB 사건과 유사하게 권 대표가 한국으로 먼저 송환된 뒤 재판은 미국에서 받게 하는 방식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몬테네그로 법원은 구금 기간 연장에 관한 권 대표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몬테네그로는 원래 구금 기간을 최대 72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후 법원이 검찰의 30일 연장 요청을 받아들였고 권 대표 측이 불복했다.
재판부는 “권 대표는 도주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 발부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구금된 권 대표와 일행이 영어를 사용한다고 진술했던 점을 고려할 때 모국어인 한국어로 자신들을 신문하지 않았다는 것이 항소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