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꺼리는 노동자 설득해야
사무직 중심 탈피, 개방성 중요
새로고침협의회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더욱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의 과제도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노조 활동에 따르는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효용을 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이다.
사내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장인 A씨는 “노조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노조에 가입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라며 “회사 생활을 하며 괜히 윗사람들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단순하게는 새로고침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양대 노총 등 기존 노조가 갖춰 온 노동조합에서 벗어난 ‘협의회’ 형태의 조직 구성이 비가입자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한 대기업 근로자는 “MZ노조라는 게 실제로 오래 지속할지 모르겠다. 정부 등 누군가에게 자금 지원을 받아야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모임 같은 성격으로 보인다. 실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역시 노조 활동에 따르는 부담을 줄이는 것을 새로고침의 첫 과제로 꼽았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많은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사용자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며 “단체협상 등을 통해 노조 활동을 하면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직의 개방성도 핵심 과제다. 새로고침은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노조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 노조 △부산관광공사 열린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 △엘지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노조 △엘에스(LS)일렉트릭 사무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광산구시설관리공단 노조 등 10개 노조가 연합한 조직이다.
현재 새로고침이 대기업·공공기관 사무직 노조로만 구성된 만큼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사업체와 직군의 합류가 필요하다. 이미 지금의 노조 구성으로 조직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에게 개방성이 요구되는 이유다.
대기업 연구직 근로자 B씨는 “기존 노조하면 떠오르는 투쟁가, 전투적인 모습보다는 가볍고 발랄한 인상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우리 세대 노동자들의 요구를 주로 듣되 다른 노조들과도 다양하게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은 개방성을 가져야 한다”라며 “조합원 숫자가 힘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개방성을 갖고 많은 조합원을 포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고침이 세를 확장할 여지는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이 대체로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져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장 규모에 따라 노조를 조직하지도, 노조에 가입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임금근로자 수 대비 조합원 수 비중을 나타내는 노동조합조직률은 14.2%에 불과하다. 2017년 10.7%에서 빠르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노조에 소속된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 100명 중 14명 수준에 그친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이 14% 수준이고,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노조도 15~17% 수준이다”라며 “이런 부분에서 새로고침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다. MZ세대 비중이 높은 비정규직 노조, 중소기업 노조 등으로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