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해 망명” 러시아 예비부모, 아르헨티나 원정 출산 늘어난다

입력 2023-02-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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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자 입국 가능...출산한 아기는 즉각 아르헨 시민권 받아
부모 역시 임시 거주권·현지 취업 권리 부여
“전쟁 동원 피해 온 가족 이주 결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산을 앞둔 한 러시아 국적의 부부가 7일(현지시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산을 앞둔 한 러시아 국적의 부부가 7일(현지시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중상류층 예비 부모가 아르헨티나로 원정 출산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르헨티나 정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초부터 올해 2월 현재까지 러시아 여성 약 1만1000명, 남성은 약 1만1400명 정도가 아르헨티나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입국한 여성 중 몇 명이 임신 상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있는 데이터는 없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본인 또는 배우자가 임신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페르난데스 공립병원에서 태어난 신생아 985명 중 8.6%인 85명의 어머니가 러시아 국적이었다.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이 비중은 22.6%로 더 커졌다. 아르헨타의 한 민간병원에서도 지난해 12월 180건의 출산 중 50건이 러시아 산모의 출산이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미 수십만 명의 젊은 러시아인이 이웃 국가는 물론 머나먼 국가로 도피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자녀 출생지로 아르헨티나를 택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단 러시아인은 아르헨티나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다. 또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고, 부모에게는 임시 거주와 현지 취업 권리를 부여한다. 임시 거주권이 생기면 시민권에 도전할 수도 있으며, 빠르면 2년 안에 이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 시민권을 취득하게 된 러시아인은 유럽을 비자 없이도 여행할 수도 있게 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31세 한 여성은 "내 딸은 이곳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인이 될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 행은 온 가족이 러시아 정부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 티켓이었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군대 동원 가능성을 피해 이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해온 사람들 대부분이 중상류층인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텔레그램 앱을 통해 아르헨티나 원정출산 관련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아르헨티나 원정 출산, 정착과 관련한 컨설팅 비용이 최대 1만5000달러(약 1983만 원)인 업체 예약이 5월까지 꽉 찰 정도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은 러시아 문화가 곳곳에 퍼지고 있다. 신규 러시아 이민자들이 많은 팔레르모의 카페나 공립병원에는 러시아어로 된 표지판이 있을 정도다.

WSJ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배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아르헨티나를 망명지로 택하고 있다"면서 "아르헨티나의 살인적인 물가를 비롯한 경제적 문제는 이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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