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소재 전문 기업 솔루스첨단소재가 주력 사업인 동박 사업을 키우기 위한 투자를 단행한다. 동박은 집적회로(PCB)와 통신장비,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필수 소재다.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 비주류 사업이었던 바이오소재를 매각도 이뤄진다.
6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솔루스첨단소재는 바이오소재 제조·판매업 자회사인 솔루스바이오텍을 영국 화합물질 생산업체 크로다에 3500억 원에 양도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보유지분 전부(750만 주ㆍ100%)를 매각한 것으로 비주력 사업의 정리가 이뤄진 셈이다. 양도일은 3월 31일께가 될 예정이다.
솔루스바이오텍의 주력 제품은 세라마이드다. 세라마이드는 스킨케어, 헤어케어 제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가의 소재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5%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 약 470억 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11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크로다는 1925년 설립된 특수화학 기업이다.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사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구조를 석유화학 중심에서 화장품 소재 등으로 재편했다. 크로다를 비롯해 세더마, 알반 뮐러, 크로다롬 등 화장품 원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40개 이상의 화장품 원료를 전 세계에 판매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향후 동박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매각 대금은 솔루스첨단소재의 설비투자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2차전지용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감싸는 얇은 구리막이다. 2차전지의 가격 경쟁력 강화와 고용량화를 위해서는 고강도 동박이 필요하다.
동박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 최소 3년간 더 지속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2025년 전지용 동박 수요는 159만t으로, 올해보다 3.5배가량 늘어난다. 국내 3사가 예정된 생산량을 채운다고 해도 전체 수요의 절반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물량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한 우려도 사그라들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한국 업체들의 기술적 차별화가 돋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박은 수요처 요구에 따라 얇고, 넓고, 길게 만들면서 동시에 수요처가 요구하는 물리적 특성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안정적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해야 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경쟁력 제고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