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 오전 8시45분 개장 추진…자체 야간시장 개설도 추진”
한국거래소가 한국증시 저평가 극복을 위해 파생상품 개장시각을 15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자체 야간시장 개설도 추진힌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한 한국거래소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손 이사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거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국내 파생상품시장 개장시각을 9시에서 8시 45분으로 앞당기고, 시가단일가 시간을 15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생상품시장 가격발견기능 제고를 통해 주식시장 개장시점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거래소는 주식개장 전 파생시장 거래를 통해 주식시장 시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해외 주식시장 개장전 선물거래 비중이 6.4%, 홍콩과 대만은 각각 6%, 8.6%다.
파생상품시장의 자체 야간시장 개설도 추진한다. 야간시간대 글로벌 이벤트에 의한 변동성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 거래환경에 적합한 효율적인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수요를 국내시장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아시아 거래소별 파생시장 거래시간을 살펴보면, 일본은 주간 8시45분~15시15분, 야간 16시30분~6시다. 홍콩(야간 17시15분~3시), 대만(15시~5시), 싱가포르(17시50분~5시15분) 등도 야간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깜깜이 배당지급 관행도 고치겠다고 말했다. 현재 배당기준일이 먼저 정해지고 배당금액을 확정하는 것을, 앞으로는 배당금액을 먼저 정하고 배당기준일을 확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아울러 외국인투자자의 상장법인의 영문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내년부터 자산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하고, 2026년부터는 자산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도 폐지된다.
거래소는 대체거래소(ATS) 경쟁에 대비해 매매제도 및 인프라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증권형 디지털자산이 상장되어 유통될 수 있는 디지털증권시장을 개설해 자본시장을 둘러싼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
손 이사장은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이 안 따라줬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 재개 시점과 관련해선 “원칙적인 생각은 시장 가격발견을 제대로 하기 위한 하나의 효율적 매매기법으로 못하게 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라며 ”정부 당국과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모이는 대로 제도 개선 계획을 밝히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적분할 자회사가 상장할 때 주주 소통 노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프로세스를 정립해나가는 초기단계”라며 “성급하게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보단 사례를 축적해서 절차를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했다.
손 이사장은 “위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낡은 생각과 해법은 통하지 않으며, 단기적 응급처방보다는 긴 호흡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체력과 힘을 키워야 한다”며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짜임새 있는 액션 플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