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2030년까지 톱 티어 바이오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했다.
존림 대표이사는 11일(현지시간) 2023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올해 4공장을 필두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치는 한편, 제2바이오캠퍼스를 통한 생산능력 확장도 추진할 것”이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글로벌 고객사가 밀집한 주요 도시에 거점을 구축하며 3대 축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전 세계 8000여 명의 투자자와 550여 개 바이오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대표 바이오·제약 투자 콘퍼런스다.
존림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주요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배정되는 ‘메인트랙’에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처음으로 메인트랙 배정을 받은 이래 올해까지 7년 연속 메인트랙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궈낸 주요 성과를 소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3분기 말 연결기준 연간 누적 매출 2조358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연간 매출액 2조 원을 넘어서는 기록을 썼다. 글로벌 제약사와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이어가며 1조7835억 원의 수주 실적을 달성하는 등 외형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을 함께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4공장을 업계 최단 기간인 23개월 만에 부분 가동하며 글로벌 CMO 생산능력 1위 기업으로 입지도 굳혔다. 지난해 7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토지매매 계약을 통해 인천 송도에 제2 바이오캠퍼스를 구축할 35만7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위탁개발(CDO) 부문에서는 인간 항체와 유사한 비대칭 구조로 안정성과 결합력을 높인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 신약 후보 물질 선별 기술 ‘디벨롭픽(DEVELOPICK)’을 론칭했다. 위탁생산(CMO) 부문에서는 mRNA 원료의약품(DS)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대량 상업생산 준비를 마쳤다. 한편으로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인수하며 바이오시밀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기술을 내재화했다.
글로벌 화두로 부상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대폭 강화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영국 왕실 주도의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 ‘SMI(Sustainable Markets Initiative)’ 내 헬스케어 시스템 태스크포스에서 공급망 분야 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2050년 사업장 및 공급망 탄소중립(Net zero) 달성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해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한국 기업 최초 SMI 주관 ‘테라 카르타 실(Terra Carta Seal)’을 획득했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부분 가동 중인 4공장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는 한편,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하며 시장 기회를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 4공장(24만ℓ)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ℓ로 압도적인 글로벌 1위다. 현재 8개 고객사의 11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가로 26개 고객사와 34개 제품의 위탁생산을 논의 중이다.
이와 함께 제2바이오 캠퍼스 구축 논의를 본격화한다. 이곳에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및 차세대 의약품 기술 기업의 육성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ADC, 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ADC 생산 설비는 현재 준비 중이며, 2024년 1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DO 부문에서도 새로운 자체 기술 개발을 지속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삼성물산과 함께 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혁신 기업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2020년 개소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R&D 센터에 이어 글로벌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지리적 거점 확대도 지속한다. 앞서 보스턴에 이어 최근 주요 빅파마가 있는 뉴저지에도 세일즈 오피스(영업 사무소)를 구축해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중요성이 높은 해외 거점에 추가로 진출해 글로벌 수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영업 역량 측면에서도 초격차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존림 대표는 “앞으로도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2030년까지 풀 서비스(full-service)를 제공하는 톱 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만에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해 키움증권은 매출액 7679억 원, 영업이익 2484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매출액 6674억 원, 영업이익은 2628억 원을 예측했다.
이베스트증권은 4분기 매출 8189억 원, 영업이익 254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환율과 마일스톤의 부재, 4공장 감가상각비 반영으로 낮아진 컨센서스에 부합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하나증권은 환율 상승, 비용 등의 영향으로 컨센서스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강하나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가 암젠 다음으로 2번째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만큼 시장 침투율이 빠른 것이라고 기대한다”이라고 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올해 PBM 등재 협상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고농도와 저농도 제형을 모두 승인 받은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과 오가논이 하드리마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몇십년 동안 지지부진 했던 mRNA의 '최종목표' 항암백신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들이 쏟아짐에 따라 mRNA 생산에 대한 니즈가 커질 것에 주목해야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그린라이트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mRNA 생산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