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으로"…영정사진 본 유가족 오열
이태원 참사 49일째를 맞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이태원 참사 추모 위령제(49재)가 봉행됐다. 이날 제단에는 유가족이 동의한 67분의 희생자들 영정과 78분의 위패가 모셔졌다.
대한불교조계종은 16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 무대에서 '10.29(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를 봉행했다.
위령제는 죽은 영혼이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기도하는 '천도(薦度) 의식'으로 열렸다. 의식은 희생자를 추도하는 158차례의 추모 타종으로 시작했고 추도사 낭독, 헌향 등이 이어졌다.
이날 49재에는 체감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한파에도 150여 명의 희생자 가족, 스님 100여 명, 일반 시민들이 동참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의식이 진행되기 전 유가족들은 제단 위에 모셔진 영정 사진을 확인하고 오열을 하기도 했다. 영가를 모시는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수민 조계사 청년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10월 29일 생사의 갈림길에 선 청년들은 누군가의 자식이었고, 친구였고, 가족이었다"라며 "좁디좁은 골목길에서 고통 속에 쓰러져간 158명의 귀한 생명을 허망하게 떠나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모든 고통 잊으시고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우스님은 추모 법문을 통해 "나의 일이 너의 일이고, 너의 일이 나의 일"이라며 "우리는 모두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한없는 위안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유가족 대표로 "아직 지한이 사망 신고를 하지 못했다. 아니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다"며 "대한민국 한복판 이태원 그 골목에서 차갑게 생을 다한 우리 아들, 딸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6시에는 사고 현장 인근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시민 추모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추모제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4개 종단(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의 종교의식을 시작으로 희생자 유가족·친구·최초 신고자 등의 발언, 추모 영상 상영 등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