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었던 건설회사 회사채 '금리의 귀환'

입력 2009-04-10 10:36 수정 2009-04-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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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코, 계룡건설보다 높은 8.6% 프리미엄에 발행...건설업계 유동성 숨통트이나

고금리로 낙인 찍혔던 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가 서서히 안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경기는 물론 건설경기도 긍정적인 전망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 초만 하더라도 건설사들의 회사채는 말 그대로 투기상품에 불과했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된 건설업계 구조조정에 따라 건설사들의 회사채는 여간해선 발행을 위해 명함 내밀기도 어려웠으며, 고금리를 보장해주지 않으면 발행처들도 난색을 표하는 악성 채권으로 취급됐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회사채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A+'급 회사채의 만기 2년과 3년 금리는 5.94%, 6.36%선이다. 하지만 이 선에서 발행되는 건설사 회사채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가 어렵다. 지난해 여름 이후부터 건설사들은 이보다 평균 2% 이상의 프리미엄을 얹어줘야 회사채 발행이 가능했다.

실제로 올들어 네차례에 걸쳐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해 7월 발행했던 1200억원의 사채의 금리는 6.72%다. 하지만 A+등급인 롯데건설의 올초 발행한 3년만기 회사채 800억원의 금리는 8.70%로 이보다 2%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올 1월과 2월 건설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8% 이상의 금리를 제시해야만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고금리를 감당하면서까지 건설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상환 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건설사 회사채 금리의 8% 후반대는 3월까지도 이어졌다. A-인 엠코는 현대차그룹이란 모그룹의 든든한 '빽'에도 불구, 8.6%의 고금리를 감수해야했다. 그나마 비슷한 시기 회사채를 발행한 계룡건설산업에 비해 0.1% 금리가 낮았던 것에 대그룹 계열사의 체면 치레를 했다.

국내 건설시장을 좌우하는 대형건설사지만 증시에서 각종 루머에 시달린바 있는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도 고금리를 피해가지 못했던 2월 각각 1000억원과 2200억원 회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각각 8.5%와 평균 8.8%의 고금리를 고스란히 맞아야했다.

건설사들 중에서 회사채 평균 금리 수준에 해당하는 6%대에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곳은 삼성물산(6.83%)과 포스코건설(6.3%) 두 곳 뿐이었으며,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BB+임에도 회사채를 발행해야할 정도로 '절박했던' 동양메이저의 경우 무려 11.5%의 사채 수준의 금리를 두들겨 맞았다. 또 BBB등급인 동부건설도 9.90%의 고금리를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이같은 건설사 회사채의 '고금리기조'는 4월들어 완연한 해빙무드에 접어들고 있다. 2월과 3월에도 8% 후반대를 유지했던 금리가 6%대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 2일 1000억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한 GS건설의 경우 두달전 발행한 회사채와 같은 만기(2년)에 같은 1000억원이지만 금리는 7.6%로 0.9%가 떨어졌다. 또 같은 날 2600억원을 발행한 현대산업개발의 회사채금리도 7.9%로 7%대를 찍는데 성공했다.

이는 최근 저금리기조가 사실상 종료됐음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건설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무드를 탄 것으로 판단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 타 업체에 비해 2%이상 높았던 금리가 사실상 이젠 동일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이같은 장미빛 전망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회사채 금리 하향은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예상 외로 잘팔려나가고 있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높다보니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고, 그렇다보니 금리가 점차 하향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4월들어 그간 숨을 죽이고 있던 BBB등급 건설사들도 잇따라 회사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한화건설, 동부건설 외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도 이에 대한 증거로 지목된다.

실제로 올 3월초까지 건설사들의 채권발행액은 7700억원이지만 지난해 중반만 하더라도 회사채 발행의 절반이 BBB등급 업체였던 점을 감안할 때 건설사들의 회사채발행의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하반기 이후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과 판매 여부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높다.

한 시장 전문가는 "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가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건설업종이 자금 시장에서 다시 양호한 것으로 인정 받았다고 간주하긴 어렵다"며 "오히려 대형사들이 회사채발행액수를 늘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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