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극적인 골에 도움을 주며 실력을 입증했다.
손흥민은 3일 자정(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1분께 황희찬의 역전 골에 도움을 줬다.
포르투갈의 코너킥 이후 전방으로 걷어낸 공을 잡은 손흥민은 그대로 질주해 페널티 박스 바로 앞까지 공을 끌고 갔다. 위협적인 역습 상황에 포르투갈 선수들은 손흥민을 집중마크했다. 포르투갈 선수 7명에게 둘러싸인 손흥민은 이내 마크가 느슨했던 황희찬(26·울버햄튼)에게 킬패스를 날렸다.
이 볼은 상대편 수비수 다리 사이를 지나 황희찬 앞으로 정확하게 떨어졌고, 황희찬은 골키퍼와의 1대1 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논스톱슛을 날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천금 같은 결승 골이 됐다.
마스크 투혼을 보여준 손흥민은 그간 그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뛸 때마다 틀어지는 마스크 때문에 제 기량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일부 팬들은 “국가대표 그만하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공을 빼앗기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 역습 상황에서 상대 선수 7명의 주의를 끌고 결정적인 패스를 해낸 모습에서 손흥민의 출전 이유와 가치를 증명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포르투갈전에서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9점을 주면서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황희찬에게 완벽한 기회를 만들었다”며 “압각감이 가장 클 때 경기를 이기게 하는 침착함과 자질을 가진 스타”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