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1년새 49곳 줄었다…증시 위축에 시총 300조 ‘뚝’

입력 2022-11-21 07:38 수정 2022-11-2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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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글로벌 긴축 기조와 경기 둔화 우려로 국내 증시가 내려앉으면서 ‘1조 클럽’에 가입했던 기업 수가 1년새 49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조 클럽 상장사들의 시총도 325조 원 증발했다.

지난해 큰 기대감을 모았던 메지온, 디어유 등은 1년새 1조 원이 넘는 시총이 사라졌고, 위지윅스튜디오, 케이카 , 지씨셀, 한화투자증권 등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리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은 금양 등 오히려 1조 클럽에 새로 가입한 곳도 17곳이나 됐다.

20일 이투데이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상장사는 종가 기준 총 23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88개 대비 20.5%(49개) 줄어든 수준이다. 미국에서 ‘빌리언 달러 클럽’으로 불리는 시총 1조 클럽은 보통 초우량 기업을 가리키는 기준으로 통용된다.

연말 기준으로 올해 239개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치이긴 하나 감소폭도 가장 컸다. 직전 해가 가장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증시가 1년새 크게 위축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조 클럽 상장사는 2014년 177개, 2015년 190개, 2016년 182개, 2017년 217개, 2018년 193개, 2019년 194개, 2020년 233개, 2021년 288개를 기록 중이다. 2018년 이후 매년 증가하던 추세가 4년만에 꺾이게 된 셈이다.

1조 클럽 상장사들의 전체 시총은 1859조4667억 원으로 지난해 말(2185조4067억 원) 대비 325조9400억 원(14.9%) 줄었다.

메지온 1.5조 증발…1년새 40개 상장사 탈락

증시 위축의 여파로 1년 새 1조 클럽에서 밀려난 기업은 40개로 추산된다.

2019년 신약 ‘유데나필’로 주가가 급등했던 메지온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메지온의 시총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322억 원에서 올해 지난 18일 기준 3596억 원으로 약 1조5000억 원(81.3%)이나 감소했다. 유데나필이 선천성 심장 기형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허가 불가 소식에 주가가 폭락한 후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디어유는 지난해 말 시총이 1조7999억 원에 달했으나 최근 6527억 원으로 1조1452억 원(63.6%) 대폭 감소했다. 메타버스 관련 종목으로 묶이며 주목을 받았으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에 대한 물음표가 계속 되면서 주가가 부진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지나친 하락으로 저평가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지윅스튜디오도 시총이 지난해 말 1조7007억 원에서 최근 7440억 원으로 줄었다. 1년새 56.2% 감소한 수치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영업적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고, 전시·기획 부문 수익이 회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도 올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시총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말 1조6397억 원에서 최근 6444억 원까지 내린 상태다. 중고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외 환경이 어려워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씨셀(-8136억 원), 한화투자증권(-8053억 원), HDC현대산업개발(-7700억 원) 등도 시총 감소폭이 컸다. 이외에도 고영, PI첨단소재, 명신산업, 컴투스홀딩스, 엔켐, 아시아나항공, 이오테크닉스, 제넥신, 한일시멘트, 한국비엔씨, 레고켐바이오, 금호타이어 F&F홀딩스, 녹십자홀딩스, 유바이오로직스, SFA반도체 등이 1조 클럽에서 밀려났다

금양 1년새 650%↑, 1.5조 ‘쑥’…17곳 신규 진입

(출처=한국거래소)
(출처=한국거래소)

올해 계속된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1조 클럽에 새로 가입한 기업도 있다. 올해 새로 기업공개(IPO)로 진입한 곳을 포함 총 17개 상장사가 시총 1조 원을 넘겼다.

특히 금양(649%), 삼천리(265%), 동원산업(185%), 대성홀딩스(132%), 서울가스(111%) 등은 지난해 말 대비 두배가 훌쩍 넘는 시총 상승률을 나타냈다.

동원산업 지난해말 기준 8348억 원에서 올해 지난 18일 기준 2조3792억 원으로 1년새 1조5443억 원 늘었다. 동원산업이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 작업을 마무리, 지주사로 나서는 등 지배구조를 개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양도 1년새 시총이 1조5543억 원이 폭증했다. 지난해말 기준 2394억 원에 불과했던 시총이 최근 1조7937억 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금양이 2020년 새로 뛰어든 2차전지 소재사업이 리튬 가격 상승 호황을 맞으며 크게 성장한 모습이다. 전기차 수요가 늘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 리튬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단숨에 1조 클럽으로 직행한 기업들도 있다. 지난 7월 IPO에 나선 성일하이텍(1조4858억 원), HPSP(1조2528억 원), 지난 9월 IPO를 실시한 더블유씨피(1조7488억 원)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현대일렉트릭, 삼강엠앤티, 롯데제과, 케어젠, 현대건설기계, 피엔티, 일동제약, 현대바이오, GKL 등이 1조 클럽에 신규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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