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보고서
청년층과 고령층의 활발한 경제활동 참여가 우리나라 노동 공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 가구주 및 가난한 고령층의 증가가 이들을 경제 활동에 참여하게끔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13일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 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이하 경활률)은 2009년 4분기(60.9%)에 저점을 찍은 후 올해 2분기 64%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경활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미국과 다른 모습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은이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에 대한 기여도를 인구구조 변화와 개별 연령대 경활률 변화 두 가지 요인으로 분해한 결과, 인구구조 변화는 경활률 하락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청년층과 고령층의 활발한 경제활동참여는 경활률 상승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의 비율로 정의되며, 여기서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의 합이다.
즉, 경제활동참가율은 실제로 수입이 있는 일을 한 취업자와 일을 하지 않았지만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를 모두 일하고자 하는 사람으로 보고, 이들이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취업자 또는 실업자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보고서는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 요인으로 △고학력자 비중 상승 △여성 미혼 비율 상승 △청년층 가구주 증가를 꼽았다. 고학력자의 경우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임금도 높아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청년층 저학력자 경활률 39.3%지만, 고학력자 경활률은 77.6%에 달한다.
25~29세 여성의 미혼 비율 상승도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에 기여했다. 이 연령대의 기혼여성과 미혼여성 경활률은 각각 53.8%, 81.3%로 큰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미혼 비율은 2015년 71.7%에서 올 상반기 85.1%로 13.4%포인트(p) 상승했다.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의 증가 역시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의 주요 요인이었다. 최근 들어 주거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융부채도 증가하고 있어 청년층 가구주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 요인으로는 △생활비 부족 △자산불평등 확대 △공공일자리 증가가 꼽혔다. 먼저 고령층 중 나이와 직업유무에 상관없이 계속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인구 비중은 2015년 53%에서 지난해 62.6%로 상승했는데, 이는 주로 재정적 사유에 기인했다.
고령층 가구 간 자산불평등 확대도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순자산 분위별로 가구주의 취업 비율을 보면 2017년 대비 2021년에 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3분위의 가구주 취업 비율은 소폭 하락(-0.3%p)했으나, 1분위의 비중은 6.7%p 상승했다.
이 밖에 공공부문 노인일자리의 증가는 민간부문에서 취업이 어려운 취약계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이었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은 “청년층의 노동공급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 해야 한다”며 “기대수명 증가 등으로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므로, 이들의 노동공급 확대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 주도의 시니어인재센터 설립 등의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