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흑자...바람직한 현상인가

입력 2009-03-25 09:09 수정 2009-03-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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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으로 수출 감소보다 수입감소폭이 더 큰 탓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우리나라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월별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무역수지가 3월에는 4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이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로 기본적으로 수출감소율보다 수입감소율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면에는 원화가치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생긴 효과가 크다.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수입물가가 올라가면서 수입물량은 줄어드는 반면 수출단가는 내려가면서 가격경쟁력이 생기게 된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4% 줄어든 181억5600만달러, 수입은 40.3%나 급감한 155억5500만 달러로, 26억100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통상 월말에 수출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3월 무역수지는 40억달러 이상 큰 폭의 흑자가 예상된다.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지난 24일 '민관합동 수출입상황 점검회의'에서 "무역흑자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민관이 합심해 노력하면 3월에는 사상최대폭인 45억달러의 흑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수출이 점차 '바닥 다지기'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점과 함께 2월에 비해 조업일수가 늘어난 점 등이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20일 사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4% 줄었다. 이 같은 감소율은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상당히 양호한 실적으로 1월 수출감소율 33.8%를 기록한 뒤 2월(감소율 18.3%)에 이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출감소율이 점차 회복되는 데는 선박 수출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선박류 수출증가율은 47.3%로 주요 품목 중 나 홀로 수출 신장세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수출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현재 무역수지 흑자는 그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왔던 수출증가보다는 수입감소가 더 큰 원인이다.

이달 20일까지 수입은 155억5500만달러로 전년 동기(260억7100만달러)에 비해 무려 40.3% 급감했다. 지난해 9월 수입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8% 증가한 것을 정점으로 11월(-14.9%), 12월(-21.6%), 2009년 1월(-31.9%), 2월(-30.9%)까지 줄곧 규모가 급감했다.

주요 원인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이맘때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지만 지금은 40~50달러대에 머물고 있어 수입금액이 50%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지경부와 무역협회 등은 유가 안정과 내수경기 위축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당분간 매월 10억달러 이상의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낙관만 하기에는 불안정적인 요소가 크다는 지적이다.

우선 수입감소의 직접적 원인이 됐던 원화가치 약세 효과가 지속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흑자 규모가 커지면 원화값이 약세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무역흑자 규모는 급속도로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살아나면서 원·달러 환율로 하향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인 것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의 내수경기 부양정책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장기국채 매입 결정으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등 호재에만 안주하지 말고 기술 및 품질경쟁력, 성장잠재력 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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