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1340선 뚫은 환율···신흥국 긴축발작 오나

입력 2022-08-22 16:00 수정 2022-08-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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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3.9원 급등해 133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후 한 때 달러 환율은 134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의지를 재확인한 데다 유럽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진입 가능성, 중국의 내수 경기 부진(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3.65%로 0.05%포인트 인하) 등의 불안이 번지며 달러 가치가 올라간 영향이다. 주요국 대비 달러 가치를 집계한 달러 인덱스는 22일(현지시간) 108.26을 찍으며 5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41년만의 인플레이션을 꺾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또다시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소식에 글로벌 금융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1.21%(2462.50포인트), 코스닥지수는 2.25%(795.87) 급락해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47%)와 대만 자취안지수(―1.06%), 홍콩 H지수(―0.17%) 등 아시아 증시도 파랗게 질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245%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2014년 ‘긴축 발작’과 유사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다. 통화 가치 및 자본 시장이 선진국보다 충격에 취약한 신흥국 시장은 추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달러의 상대적 가치가 상승하면 신흥국은 자국 통화 대비 수입 물가가 상승해 안 그래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크다.

시장은 오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25∼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잭슨홀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점도 달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쉼 없이 올랐던 시장이 불안 심리에 영향을 받아 잠시 방향을 잃을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간의 상관관계는 2021년 이후 -0.92로 매우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부정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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