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감독 (넷플릭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8/600/20220812114105_1786412_1200_1800.jpg)
10일 인터뷰에 나선 '카터' 정병길 감독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 김옥빈 주연의 액션 영화 ‘악녀’로 국내 대표 액션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그는 “새로운 걸 시도할 때는 두려움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작가로서 매일 똑같은 앵글의 무언가를 만드는 건 내 일을 충실히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카터' 스틸컷 (넷플릭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8/600/20220812113750_1786411_1200_800.jpg)
‘카터’는 바이러스가 창궐한 한반도에서 자체 백신인 소녀를 데리고 목적지로 향하는 요원 카터(주원)의 액션 활약을 다룬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를 연상케 하는 미션 수행식 액션 전개에 정 감독은 “그 게임은 알지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 요소가 당연히 내 영화에 투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진들의 동적인 움직임으로 장소와 공간 이동이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카터’는 신과 신을 매끄럽게 이어 붙이는 편집의 묘가 필요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종종 적절한 편집점을 찾아내는 게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카터' 촬영 모습 (넷플릭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8/600/20220812113628_1786408_1200_800.jpg)
“원테이크라는 특성상 서로가 최선을 다해도 NG가 나거나 (구현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원했던 베스트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몇 날 며칠을 그 테이크만 찍을 수는 없기에, 2안이나 3안으로 생각한 지점을 선택하죠. 그러다 보면 (장면과 장면 사이를) CG로도 (매끄럽게) 붙일 수 없는 대목이 생겨요.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수용하고 가야 합니다. 그때가 연출자로서 마음이 아프고 가장 고통스러운 때였어요.”
정 감독은 주인공 카터가 목욕탕에서 1대 다수의 싸움을 벌이는 오프닝 시퀀스의 숨겨진 이야기도 전했다.
“바닥이 미끄러울까봐 (특수)쿠션을 깔았는데, 목욕탕에 습기가 차서 쿠션이 떨어지니 오히려 더 미끄러워지더라고요. 이걸 다 떼려면 하루는 걸리겠다 싶었는데 배우, 스턴트배우, 스태프까지 모두 달라붙으면 한두 시간이면 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촬영을 잠시 중단하고 진짜 그렇게 했죠. 지금 생각하니 그 장면을 메이킹 영상으로 찍어 놨더라면… 좀 뭉클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카터' 스틸컷 (넷플릭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8/600/20220812113523_1786406_1200_800.jpg)
'카터'에서 가장 공을 들인 스카이다이빙 액션 시퀀스는 국내 기술진의 도움을 받아 실제 상공 낙하 촬영으로 완성했다. 자유 낙하는 30~40초에 불과했지만, 짐을 꾸려 다시 비행기로 공중에 올라가는 시간이 필요해 하루 최대 10번까지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과정을 총 10회 차 동안 반복해 얻어낸 결과다.
당초 ‘아이언 맨’을 촬영했던 할리우드의 스턴트팀, 러시아의 스카이다이빙 곡예사 등을 대상으로 수 차례 미팅했지만 공중에서 총싸움을 하는 시범 영상을 보고 “불가능하다”고 거절하는가 하면 “몇십 억 예산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전했다.
정 감독은 “국내팀이 내 생각보다 더 많은 비주얼을 만들어 줘서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카터' 촬영 모습 (넷플릭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8/600/20220812113622_1786407_1200_800.jpg)
스턴트맨이 카메라를 직접 들고 뛰고, 무술감독이 와이어로 카메라를 몸에 달고 공중에서 뛰어내리며 촬영하는 등 다채로운 시도를 아끼지 않은 ‘카터’ 연출 과정을 설명하던 정 감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앵글로 볼거리를 만들면 안정적이고 편하긴 하겠지만 새롭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걸 보여주면 (그걸 낯설게 느끼는 이들과) 거리감이 생길 수 있어요. 제가 상처를 받는 일도 있겠죠.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멈추면, 새로움을 갈구하는 분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 있어요.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걸 추구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