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전원합의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여전히 효력 있어"

입력 2022-07-21 20: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명수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 등 대법관들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관습법상 인정돼 온 법정지상권(토지 사용권리)이 현재에도 법적 규범으로서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A 씨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토지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토지의 원주인인 D 씨는 건물을 새로 지은 뒤 사망했다. 토지는 D 씨의 배우자인 C 씨에게 단독 상속됐고, 건물은 C 씨와 자녀들에게 공동 상속됐다.

C 씨는 토지를 자녀 중 한 명인 B 씨에게 증여했고, 임의경매절차를 거쳐 A 씨가 토지를 매수했다.

A 씨는 자신의 토지 위에 있는 건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넘기라며 소송을 냈다. B 씨 등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해 보유하고 있으므로 A 씨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원심은 B 씨 등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보고 A 씨 손을 들어줬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려면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동일인이었다가 변경된 경우여야 하는 데, 증여 당시 토지는 C 씨 소유, 건물은 다수 공유자 소유로 동일인에게 속한 상태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다.

대법원은 먼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한 관습법은 현재에도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전합은 “우리 법제는 토지와 지상 건물을 각각 별개의 독립된 부동산으로 취급하므로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가 분리될 때 건물의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공익상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토지 사용관계에 관해 당사자 사이에 아무런 약정이 없을 때 보충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라며 “이를 인정하는 것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전합은 “이 사건 토지 소유자인 C 씨가 지상 건물을 B 씨 등과 공유하면서 토지만 증여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 씨 등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취득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코스피 역행하는 코스닥…공모 성적 부진까지 ‘속수무책’
  • "100% 급발진" vs "가능성 0"…다시 떠오른 고령자 면허 자격 논란 [이슈크래커]
  • 단독 북유럽 3대 커피 ‘푸글렌’, 한국 상륙…마포 상수동에 1호점
  • '나는 솔로' 이상의 도파민…영화 넘어 연프까지 진출한 '무당들'? [이슈크래커]
  • 임영웅, 가수 아닌 배우로 '열연'…'인 악토버' 6일 쿠팡플레이·티빙서 공개
  • 허웅 전 여친, 박수홍 담당 변호사 선임…"참을 수 없는 분노"
  • 대출조이기 본격화…2단계 DSR 늦춰지자 금리 인상 꺼내든 은행[빚 폭탄 경고음]
  • 편의점 만족도 1위는 'GS25'…꼴찌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07.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5,102,000
    • -2.64%
    • 이더리움
    • 4,665,000
    • -3.08%
    • 비트코인 캐시
    • 526,500
    • -2.14%
    • 리플
    • 660
    • -2.8%
    • 솔라나
    • 200,300
    • -6.49%
    • 에이다
    • 575
    • -1.88%
    • 이오스
    • 790
    • -3.66%
    • 트론
    • 183
    • +1.1%
    • 스텔라루멘
    • 127
    • -3.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60,100
    • -3.92%
    • 체인링크
    • 19,700
    • -3.9%
    • 샌드박스
    • 445
    • -3.6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