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광판 안 본다던 윤석열 대통령께

입력 2022-07-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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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국을 방문한 영국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전광판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본인을 보러 온 6만 4100여 명의 관중에 대한 화답이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인 손흥민과 해리 케인도 전광판에 본인이 나오자 환하게 웃었다.

전광판을 보지 않는 선수가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선 후보 당시 이준석 대표와 갈등으로 위기를 겪던 지난해 12월, 떨어진 지지율과 관련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다. "경기장의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이 생각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19일 도어스테핑 중 최근 부정적인 지지율의 원인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 "원인은 언론이 잘 아시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전광판을 보지 않으니 애꿎은 언론 탓을 한다. 음주운전과 갑질 논란이 있었던 박순애 교육부 장관 임명 당시 "언론과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한 걸 보면 답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본인이 언론의 피해자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뭐가 문제인지 알 리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 정부 부처를 보면 유독 언론 보도에 민감한 분위기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사 내용 반박을 위한 설명자료가 윤 대통령 취임 후 부쩍 늘었다. 7월 들어선 하루에 1개 이상은 일부 언론의 보도를 반박했다.

본인의 아이콘과도 같은 '원전 정책'을 무사히 추진해 분위기 반전을 이끌려는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의 비판도 겸허히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원전 정책인 만큼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본인을 비판하는 보도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요즘 윤 대통령을 보면 전광판을 보지 않는 게 아니라 보기 싫은 것 같다. 보기 싫다고 지지율이 올라가지는 않는다. 과거 마크맨으로서 애정을 담아 한마디 건넨다. 늦지 않았다. 손흥민과 케인처럼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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