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출시 1년 내 신제품 공개…“협업ㆍ기술력 때문”
삼성전자, 초미세 이미지센서로 시스템반도체 공략
“여러 시행착오에도 ‘아이소셀 HP3’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협업 덕분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최성수 프로와 기명오 시스템 LSI사업부 Sensor(센서)선행개발팀 기명오 프로는 15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인 0.56㎛(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픽셀 2억 개를 적용한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HP3’를 공개했다.
신제품은 전작인 ‘아이소셀 HP1’ 보다 12% 픽셀 크기를 줄였다. 모바일 기기에 채용할 카메라 모듈 면적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게 돼 ‘카툭튀’(돌출된 카메라)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상차((두 개의 눈이 하나의 사물을 각각 응시할 때의 격차) 자동 초점 기술 ‘슈퍼 QPD’(Quad Phase Detection)로 이미지 전 영역에서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할 뿐 아니라 향상된 ‘스마트 ISO 프로’ 기술로 색 표현력도 약 64배 개선됐다.
더 놀라운 것은 지난해 9월 아이소셀 HP1을 출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아이소셀 HP3가 탄생했다는 점이다. 크기는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한 차원 높인 이미지센서를 어떻게 출시할 수 있었을까.
기술적 한계 극복과 빠른 개발 속도의 배경을 두고 최성수 프로와 기명오 프로는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프로는 “슈퍼 QPD 기술을 적용한 첫 제품이다 보니 새로운 구조를 적용하느라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고 단계별로 예기치 못한 이슈들도 발생했었다”고 밝혔다.
기 프로는 “기술 이슈들이 생길 때마다 팀 내는 물론 다른 사업부와 해외 연구소까지 긴밀하게 교류하며 대응했다”며 “센서 담당들뿐 아니라 반도체연구소의 메모리, 로직 칩 등 다양한 상위 제품의 공정 노하우까지 더해지면서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신제품은 설계, 픽셀, 솔루션 등 센서선행개발팀 내 모든 그룹과 반도체연구소, 픽셀 개발팀, 파운드리, 인도연구소(SSIR)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 부서가 ‘원 팀’으로 밀착 협업한 사례”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센서는 ‘4차 산업혁명의 눈’으로 불리는 시스템반도체로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이미지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센서 시장은 자동차ㆍ스마트폰 등 카메라 수요 증가와 관련 제품 다변화에 힘입어 급격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업계 최소로 픽셀 크기를 줄이면서도 고품질의 촬영 결과물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보통 픽셀 크기가 작아지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줄고 인접한 픽셀 간 간섭 현상이 증가할 수 있는데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이를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기 프로는 “더욱 작아지는 소자에서 원하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삼성전자만의 공정 기술 덕분에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소셀 HP3는 0.56㎛ 크기에서 고성능을 확보하고자 독자 기술인 ‘풀 뎁스 DTI’ 공법이 적용돼 픽셀 간 물리적 벽을 더 얇고 깊게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DTI는 픽셀과 픽셀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하는 공법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축적해온 미세공정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미세ㆍ초고화소 이미지센서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최 프로는 “이미지센서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미세 픽셀 기술을 우리가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기 프로는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외에도 증강현실(AR)ㆍ가상현실(VR), 자동차 산업 등 미래 산업에서 더욱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기술과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