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 불안 증폭, 한미 통화스와프 절실하다

입력 2022-07-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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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 계속 치솟고,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외환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환율은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 6일 올해 고점인 1311.0원을 기록한 뒤 주춤하다가 12일 전날보다 8.2원 오른 1312.1원에 마감했다. 장중 1316.4원까지 상승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30일(1325.0원)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돈이 몰린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무역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긴다. Fed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움직임이다. 현재 우리 기준금리는 연 1.75%, 미국은 1.50∼1.75%이다. 한국은행 또한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 기준금리의 ‘빅스텝’(한번에 0.50%p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미 간 금리역전이 임박한 상태다. 외화 유출과 환율 상승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외환방파제인 외환보유액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우리 외환보유액은 작년 말 4631억2000만 달러에서 6월 말 4382억80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중 248억4000만 달러나 감소한 것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데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103억 달러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커지면서 이제 외환보유액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외환시장 안전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다급한 상황이다. 상징성이 클 뿐 아니라 실효적으로도 가장 좋은 대안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나 국가부도 등 비상상황을 대비해 두 나라가 자국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맞교환할 수 있는 제도다. 우리 원화를 미국에 맡기고 대신 달러를 공급받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3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해 금융위기 때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받았고, 코로나 위기가 덮친 2020년 스와프 규모를 600억 달러로 늘렸으나 작년 말 종료됐다.

마침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19~20일 한국을 방문해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한미재무장관 회의를 갖는다. 미국은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과는 상설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지난 5월 열렸던 한미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은 “양국 정상이 외환시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한미 간 통화스와프 재개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적극 논의하고 성사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 우리 외환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안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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