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수출 30년의 ‘찐친’

입력 2022-07-1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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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한 친구가 바리스타가 돼 카페를 개업해서다. 1학년 때 같은 반이기도 했거니와 농구를 같이 하며 중학생 시절을 같이 보냈고 중학교 졸업한 뒤 학교는 달라도 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사회 초년병 때도 종종 만나 농구를 했던 친구들이다. 40대 중반을 넘긴 ‘아재’들의 옛날 이야기는 끝날 줄 몰랐고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멘트가 “벌써 30년이 넘었다, 하하”, “그러게 말이다” 언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찐친’들이다.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최근 30주년을 맞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함께 ‘무보도 우리 기업의 찐친이네’란 생각이 들었다.

무보의 역사는 30년이지만 무역보험의 역사는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60년대는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암흑기였다. 경제와 산업발전을 위해 수출 증대는 중요한 목표였고 1964년 처음으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출거래의 안전장치가 부실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1968년 12월 31일 수출보험법을 제정했다. 업무 수행은 대한재보험공사, 수출입은행을 거친 뒤 1990년대 무역환경이 다변화하면서 전담기관의 필요성으로 1992년 7월 7일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출범했다. 무보는 출범과 함께 LA사무소, 홍콩사무소 외에 동경, 런던, 뉴욕, 모스크바, 자카르타, 북경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해외망을 확대했고, 국내에서도 지사를 곳곳에 열어 지역 기업들에 편의성을 높여갔다.

수출 보험은 물론 무보의 다양한 지원책은 우리 기업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수출신용보증제도는 수출기업들이 수출하고도 담보여력 부족으로 은행으로부터 수출환어음을 할인받지 못하거나 수출을 단념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공사가 은행에 상환을 보증하는 제도다. 2000년 2월에 도입한 환변동보험도 수출기업에 필요한 안전장치로 꼽힌다. 수출하고도 환율변화로 이익이 줄거나 손해를 보는 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도 무보의 역할을 빛을 발했다. 타격이 큰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했고, 수출신용보증 지원 대상 기업 확대와 수출지원센터의 수출활동 지원 등 한국 기업의 수출 후원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대규모 플랜트 산업과 고부가가치 선박 산업에도 무보는 항상 옆에 있었다.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2009년 3월 미국 서킷 시티가 파산해 1393억 원의 피해를 봤을 땐 단기수출보험을 인수하면서 수입업체를 부실하게 심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고 2010년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에 중소 조선사 부실지원 피해 등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질타도 받았다.

하지만 무보는 묵묵히 맡은 바 역활에 충실했다. 무보의 지원금액은 1992~2001년 182조 7000억 원에서 2002~2011년 1076조 8000억 원, 2012~2022년 1846조 7000억 원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력 10년을 넘겨 연 매출 1억 4000 달러 이상의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성장한 철강회사는 무보 없이 현재의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거액의 수출대금 미결제를 두 차례나 경험했지만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로 무보의 단기수출보험을 꼽았다. 미국에 LNG 터미널 건설용 고급강종을 최초로 수출할 때 부족한 은행 여신으로 무역금융 개설이 어려웠는데 무보의 도움으로 이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무보의 지원 덕에 우리 기업이 마음 놓고 수출하고 있는 것이고 지난해 6445억 400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수출 실적도 가능했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의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50년, 100년 계속 우리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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