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플레 시대 끝났다는 데 모두 동의
파월 “경기침체보다 인플레 억제 실패가 더 큰 위험”
라가르드 “재정정책 표적화 중요해져”
![▲왼쪽부터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아구스틴 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신트라/로이터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2/06/600/20220630134140_1770732_1200_800.jpg)
2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 포럼에 참석해 세계 경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높아진 경기침체 우려에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의 문제는 복합적인 충격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우리의 역할은 말 그대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은 이제 사라진 것 같다”며 “이런 환경에서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졌고, 이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정책 방식을 재고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와 베일리 총재 역시 파월 의장의 입장에 공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더 높아진 에너지와 식품 가격으로 나타나면서 유럽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낮은 인플레이션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린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분명 리스크는 있다”면서도 “그게 경제에서 가장 큰 위험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더 큰 위험은 가격 안정성을 회복하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까지 자신했던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에 대한 태도도 최근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마주한 상황에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언제까지 고정돼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건 좋은 리스크 관리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수장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목소리를 더 높임에 따라 이들의 긴축 가속은 이어질 전망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더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때처럼 손잡고 일하진 않지만, 대신 이제는 재정정책이 더 표적화하고 지속 가능해야 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